"위트코프 특사와 아라그치 장관 만난다"
'400㎏' 이란 핵 물질 논의 안건 부칠 듯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달 2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외무장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스탄불=AFP 연합뉴스
이란과 미국이 다음 주 스웨덴 오슬로에서 핵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양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있었던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 이후 첫 직접 대화가 성사되는 셈이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3일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티프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담당 특사가 다음 주 스웨덴 오슬로를 찾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핵 회담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 양국은 지난달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이란의 핵 개발을 둘러싼 합의를 이어오고 있었다. 다만 지난달 22일 여섯 번째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소재 핵 시설을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을 동원해 전격 공습하며 핵 협상도 중단됐다. 이후 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결의안이 공습의 빌미가 됐다'며 IAEA와의 모든 협력을 거부하는 법률안을 제정하기도 했다.
회담이 성사될 경우 주요 쟁점으로는 이란이 보유하고 있던 고농도 핵물질의 행방과 향후 처리가 꼽힌다. 이란은 60% 농축된 우라늄 400㎏을 포르도와 나탄즈 농축시설 등에 보관해왔는데, 지난달 미국이 이들 시설을 공습하면서 핵 물질의 행방이 묘연해진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들 핵 물질이 공습 당한 핵 시설 내부에 '봉인'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이란이 공습 이전에 핵 물질을 다른 시설로 옮겨두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일보
이정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