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정부 들어 여야가 처음으로 합의한 쟁점 법안인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이탈했다.

3일 본회의 표결에서 상법 개정안은 재석 272명 중 찬성 220명, 반대 29명, 기권 23명으로 가결됐다. 반대·기권표를 던진 건 모두 국민의힘 의원들이었다. 국민의힘 재적 의원(107명) 중 절반에 가깝다. 비대위원인 박덕흠 의원과 권성동·권영세·김기현·김상훈·주호영 의원 등 과거 당 지도부였던 중진 의원들도 반대표를 던졌다.

당초 국민의힘 측은 상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했지만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급물살을 탔다. 이후 ▶3%룰 강화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 쟁점을 놓고 여야 원내 협상을 벌인 끝에 ‘3%룰 강화’만 포함하는 상법개정안에 합의했다. 그런데 정작 절반에 가까운 국민의힘 의원이 이런 합의에 비토를 놓은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지도부 입장에선 머쓱한 결과일 것”이라고 했다.

이런 조짐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의원 총회부터 감지됐다. 성일종 의원은 의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특히 3%룰 적용은 찬성할 수 없다”며 “경제 전쟁 시대에 기업은 가장 기초적 단위인데, 경쟁력이 약화되고 자꾸 줄어들면 그 손실은 국민에게 간다”고 공개 반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비공개 의총에서 격렬한 충돌까진 없었지만, 상법 개정안에 따른 기업 위축, 장기적 경제 타격에 대한 우려가 꽤 오갔다”고 전했다.

당초 야당 지도부에서는 “우리가 계속 반대하면 민주당은 아예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독소조항까지 모두 추가해 상법개정안을 강행 처리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기업과 경제에 미칠 타격은 걷잡을 수 없다”는 논리로 의원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야 합의 이후 재계와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3%룰 강화에 따른 우려가 확산했다. 국내 상장사의 이사회가 해외 투기 자본에 잠식될 위협에 놓이는 등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였다. 특히 밤 사이 야당 의원들에게도 이런 우려는 직·간접적으로 전달됐다고 한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심각한 우려를 전하는 재계 관계자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포퓰리즘 법안이고 독소조항이 있다는 걸 뻔히 아는데 찬성할 순 없었다”고 말했다. 재선 의원은 “거대 여당의 법안 강행을 저지할 힘이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더라도, 장외 여론전을 통해서라도 법안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알리는 결기를 보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위원장은 이날 본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상법개정안에 기업을 옥죄는 사항이 추가됐기 때문에 (여야 합의에도) 의원들이 소신에 따라 투표하도록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092 "삼성전자 다시 올라간다"…외국인, 하루만에 6000억 '폭풍 매수' [줍줍 리포트]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91 맹모의 기도·합격 부적까지… '온 가족 시험' 된 베트남 수능 [아세안 속으로]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90 “수율은 잡았는데, 성능은 TSMC 대비 열세”… 삼성 파운드리, 공정 고도화 총력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89 [온라인 스팸 광고]① 스치면 ‘납치’되고, 동의 없이 ‘메시지 폭탄’… 원치 않는 광고에 소비자들 불만 폭증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88 北, 미국의 북한인 해커 기소에 "황당무계한 중상모략"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87 “한국 직장인 서러워서 살겠나”…1000만원씩 '여름 보너스' 쏘는 일본 기업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86 미 재무 “상호 관세, 약 100개국에 최저치인 10% 부과될 것”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85 [속보] 트럼프 “4일부터 각국에 관세 서한 보낼 것”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84 "죽는 약 구해 달라"던 아빠와 마지막 소풍을 떠났다 [유예된 죽음]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83 [단독]‘드론 또 날려라’ 지시에 부담 느낀 드론사령관…“VIP 압박 이후 작전 공유 대상 줄였다”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82 日 도쿄 왜 가고 싶나 했더니 미슐랭 최다 도시… 서울은?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81 "검찰권 분리 이견 없다‥추석 전까지 얼개"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80 투자은행들, 올해 韓 성장률 전망치 상향…1년 4개월만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79 상호관세 유예 종료 눈앞, 통상본부장 또 미국 간다...새 카드 꺼낼까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78 [속보] 트럼프 "4일부터 각국에 관세 서한 보낼 것"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77 [단독] 각軍 검찰단·수사단, 국방부 직속 통합해 장관이 지휘한다[이현호의 밀리터리!톡]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76 손때 안 묻은 국민적 관심사… 김건희 특검, 삼부토건부터 겨눈 이유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75 "어떻게 하루만에 이런일이"…압타머사이언스, 상한가 후 하락 마감 '널뛰기' [이런국장 저런주식]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74 트럼프, ‘탈중국 압박’ 본격화…韓, LNG 제안서 들고 협상 속도전 돌입 [글로벌 모닝 브리핑] new 랭크뉴스 2025.07.04
51073 [샷!] '대지진설'에 홍콩서는 日여행 취소한다는데… new 랭크뉴스 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