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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사건을 첫 타깃으로 잡은 김건희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삼부토건 사이의 오랜 인연까지 다각도로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삼부토건 관계자들은 윤 전 대통령과 삼부토건이 2000년 이전부터 관계를 맺어왔다고 증언하고 있다.

김영석 삼부토건 열린노조위원장은 3일 국민일보와 만나 “윤 전 대통령과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은 1990년대부터 지연·학연 등을 계기로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조 전 회장과 가까웠던 역술인 심무정(무정스님), 강원지역 사업가인 황모 대표까지 4명이 자주 어울렸다”고 말했다. 조 전 회장이 가깝게 지냈던 무정스님은 강원도에서 활동했는데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윤 전 대통령도 그의 외가인 강원도의 한 절에서 만나 친분을 쌓았다는 게 김 위원장의 주장이다. 황 대표 역시 강원 동해에서 전기설비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 조 전 회장의 관계는 조 전 회장의 일정표와 명절 선물 명단 등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명단을 보면 삼부토건은 2002년 변호사였던 윤 전 대통령에게 김 선물세트를 보냈고, 윤 전 대통령이 논산지청장에 재임하던 2008년에는 메론과 망고를 보낸 것으로 기록돼 있다. 2009년 윤 전 대통령이 대구지검 특수부장으로 발령받자 정육으로 선물 가격이 높아졌다. 2014년 대구고검 검사로 윤 전 대통령이 좌천되자 품목은 다시 김과 메론으로 바뀌었다. 2002년부터 2015년까지 명단에 윤 전 대통령의 이름은 17차례 등장한다. 김 위원장은 “당시 현직 특수부 검사 중에서 조 전 회장과 가장 가까워진 것이 윤 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선물 명단에는 김 여사의 개명 전 이름도 두 차례 나온다. 윤 전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인 2007년과 2008년에 ‘김명신 교수’ 앞으로 과일이 발송된 것으로 기록됐다.

윤 전 대통령은 삼부토건과의 관계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조 전 회장과) 10년 이상 만난 적도 없고, 교류하지 않았다”며 선물명단에 대해서도 “참 의심스럽다”고 해명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도 “의례적인 수준이 그쳤고, 값비싼 선물은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의 해명에도 삼부토건과의 관계는 줄곧 옛 야당에 공격 빌미가 됐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2년 대선후보 토론 당시 윤 전 대통령을 향해 “삼부토건은 왜 봐주셨느냐”고 묻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06년 파주운정지구 투기의혹 사건의 주임검사였는데, 당시 시공사였던 삼부토건을 수사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국민일보

이서현 기자([email protected]) 박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