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 작년 11월 평양 무인기 질문에 “말귀 못 알아듣겠다” 무례
지난해 11월7일 기자회견을 할 때의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3일 취임 첫 기자회견을 한 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취임 30일을 맞아 연 첫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일본 기자가 한국어로 질문하자 “그때 만난 그분이시군요”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지난해 1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똑같이 한국어로 질문한 외신 기자를 향해 “말귀를 못 알아듣겠다”며 무례한 모습을 보였던 장면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인 사쿠라이 노리오 기자는 한국어로 질문했다. 그는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 일본과의 협력을 늘 강조해 오셨는데, 특히나 일본에서는 북한 문제에서 일본인 납치자 문제의 해결을 최우선하고 싶다고 말해왔다”며 “북한 인권 문제에서 한국과 일본은 어떤 협력을 할 수 있는지, 안보에서는 일본과 어떤 협력을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한국인 기자에 견줘 다소 어색함은 있었지만 또박또박 천천히 말하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우리 전에 점심 먹을 때 같이 한번 봤던 분이신가요?”라며 지난 1월의 만남을 기억해 냈다. 이 대통령은 “그때 만난 그분이시군요”라며 “저번에 외신 기자들과 점심을 한 적이 있는데 어디서 이상하게 중국 모 언론하고만 했다고 이상한 기사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분은 일본 언론인이십니다”라며 웃었다.

지난 1월 국민의힘은 극우 매체 ‘스카이데일리’ 보도 내용을 근거로 “엄중한 시기에 이재명 대표가 중국에 정보 전달 가능성이 높은 신화통신 기자가 포함된 외신기자들과 비밀회동을 가졌다”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중국 기자들과의 비밀회동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 모임은 일본계 외신 기자들이 시작한 공부 모임이었고, 당시 자리엔 일본 기자 외에 미국·영국·중국 기자들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한일 관계는 가깝고도 먼 나라,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과 같다)”며 “또 한편으로는 과거사 문제를 아직 서로 청산하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가지를 뒤섞을 필요는 없다”며 “북한의 핵 미사일에 대응하는 안보 문제 등 협력할 게 많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해선 “해결을 위한 일본의 노력에 공감한다”, 북한의 인권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 대중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도 북한 인권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도 외신 기자가 한국어로 질문을 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엔케이(NK) 뉴스 시이오(CEO)인 채드 오캐럴 기자는 “평양 드론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 남북 관계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강화한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약화한다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김여정 부부장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오캐럴 기자 역시 한국인 기자에 견줘서는 서툴렀지만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

제이티비시(JTBC) 뉴스 유튜브 갈무리

그런데 질문이 끝난 뒤 윤 전 대통령은 옆에 대통령실 관계자를 향해 반말로 “나 말귀를 잘 못 알아듣겠는데”라고 말했다. 이에 통역사가 ‘영어로 다시 말해달라’고 요구했고, 오캐럴 기자는 “한국어 시험처럼 (돼버려서) 죄송합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하며 웃었다. 그리곤 다시 영어로 질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캐럴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한 뒤 관계자를 향해 재차 반말로 “답을 안 해줘도 되겠어? 영어로 (통역) 안 해줘도? 그래”라고 말한 뒤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이 모습이 생중계되자 누리꾼들은 ‘무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제가 다 죄송합니다. 다른 한국인들은 잘 알아들었다”고 적었고, 다른 누리꾼은 “오히려 오캐럴 기자의 말을 다 이해했고, 윤 대통령이 하는 말을 알아듣기 힘들었다”고 했다.

엔케이뉴스 김정민 기자는 당시 기자회견이 끝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영상과 함께 ‘외신기자가 서투르지만 열심히 한국어로 질문하는데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사회자한테 말귀를 못 알아듣겠다고 얘기하고 미소지음’이라 적힌 글을 공유했다. 김 기자는 “영상의 기자는 저희 회사 시이오입니다. 한국어 질문 저랑 진짜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도 많이 하고 갔답니다”라고 밝혔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322 관세 데드라인 코앞…위성락 방미, 정상회담 조율도 '최우선 미션' 랭크뉴스 2025.07.07
52321 "위험해요, 얼른 길 건너세요" 걱정한 아이들에 욕설 퍼부은 60대 결국 랭크뉴스 2025.07.07
52320 HD현대, 인도 최대 조선소와 맞손…기술력 키워 글로벌 시장 공략 랭크뉴스 2025.07.07
52319 중국 휴가 갔던 천안 구청장, 호텔서 숨진 채 발견…사망 경위 '미궁' 랭크뉴스 2025.07.07
52318 트럼프측, 머스크에 견제구…"테슬라이사회 정치활동 싫어할 것" 랭크뉴스 2025.07.07
52317 ‘6억 대출제한’ 효과 강했다, 1주새 주담대 신청 반토막 랭크뉴스 2025.07.07
52316 ‘트럼프 레터’ 초읽기…통상·외교핵심 방미 총력전 랭크뉴스 2025.07.07
52315 '콜롬비아 野 대선주자 암살미수' 10대에 총 쥐여준 남성 체포 랭크뉴스 2025.07.07
52314 AI가 만든 ‘현대차 주차 로봇 영상’ 화제 랭크뉴스 2025.07.07
52313 [단독] “‘자칭 법치주의자’ 尹 누구보다 법경시…판결승복 불분명, 도망 염려” 랭크뉴스 2025.07.07
52312 김 총리 7일부터 1주간 세종 근무…‘세종 챙겨달라’ 대통령 당부따라 랭크뉴스 2025.07.07
52311 터널서 차량 전복 후 화재…여성 2명 사망·50대 운전자 중상 랭크뉴스 2025.07.07
52310 팬데믹·고금리 직격탄…작년, 사상 최초 ‘폐업자 100만명’ 랭크뉴스 2025.07.07
52309 특검, 尹 구속영장 청구에…정청래 "즉시 감옥" 박찬대 "사필귀정" 랭크뉴스 2025.07.07
52308 "동남아 7000원 발 마사지 받았다가 수술?"…의사가 경고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5.07.07
52307 인사청문 정국 돌입…여 ‘신속 임명’ 야 ‘송곳 검증’ 랭크뉴스 2025.07.07
52306 "술취한 친구가 물에 빠졌어요"…경인아라뱃길 수로서 20대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5.07.07
52305 "총은 경호관이 경찰보다 훨씬 잘 쏜다"…尹 구속영장 혐의 보니 랭크뉴스 2025.07.07
52304 北 얼마나 놀랐으면…'640만원' 평양 여행, 이 사람들 금지됐다 랭크뉴스 2025.07.07
52303 "자산 압류 위기 러 갑부, 몰래 출국하려다 잡혀" 랭크뉴스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