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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딥페이크 영상이 가짜 의료 정보로 현혹
“10명 중 4명, 건강 정보 이해, 판단 어려워”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의사가 소셜미디어(SNS)에서 검증되지 않은 건강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한 유튜브 계정에 40년 경력 전문의가 건강 정보를 알려주는 영상이 올라왔다. 의사 가운을 입은 백발 노인이 “매일 목욕하다 빨리 죽습니다”라고 했다. 나이가 들어 뜨거운 물로 자주 목욕하면 신경이 각성되고 피부가 건조해져 질병에 감염돼 사망한다는 것이다. 매일 비누를 쓰면 피부 면역이 떨어진다고도 했다. 조회수 100만이 넘는 영상으로 댓글 수백여 개가 달렸다,

하지만 영상 속 의사는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였다. AI가 전달하는 건강 정보도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일본 노인들은 매일 목욕해도 장수한다”면서 “사망과 크게 관련이 없다”고 했다. 다만 “피부는 피지, 지방산 같은 물질이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이런 걸 비누로 벗겨내면 피부가 건조할 수는 있겠다”고 했다.

AI가 만든 사진이나 영상, 음성인 딥페이크(deepfake)가 의료계에 파고 들었다. 가짜 건강 정보를 소셜미디어(SNS)에서 무분별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런 딥페이크는 건강에 관심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조회수를 높여 수익을 올리기 위해 만들어진다. 영상 말미에 “구독과 좋아요를 누르면 앞으로 건강 정보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다”고 하는 이유다.

구독자 10만명이 넘는 다른 유튜브 계정은 “매일 막걸리 한잔이 건강에 좋다”는 영상을 올렸다. AI로 만든 의사 사진을 올려놓고 “막걸리가 고혈압, 당뇨, 관절 통증에 도움이 된다”면서 “온갖 약을 먹어도 해결되지 않는 만성질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역시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다. 조 교수는 “막걸리도 결국 술이기 때문에 건강에 좋은 음료처럼 여겨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다.

배우 톰 행크스가 “AI로 생성된 젊은 시절 이미지가 무단으로 광고에 쓰였다”며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톰 행크스 인스타그램

‘건강 꿀팁’을 알려주는 척하며 영상을 보고 혹한 사람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려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23년 소셜미디어에 미국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가 젊은 모습으로 치과 보험을 홍보하는 영상이 올라왔는데, 알고 보니 AI로 만든 가짜 영상이었다. 중국 숏폼(짧은 영상) 플랫폼 틱톡에선 AI로 만든 산부인과 의사가 정보를 제공하면서 건강 제품을 판매한 일도 있었다.

누구나 AI로 딥페이크 영상을 쉽게 만들 수 있어 피해도 커지고 있다. 가짜 정보가 판치지만 이를 걸러내는 경우가 많지 않다.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성인 10명 중 4명은 건강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건강을 해치지 않기 위해 신뢰성 있는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건강 정보를 찾아볼 때는 출처를 파악하고 합리적으로 의심하는 습관을 키우면 좋다. 건강 정보를 올리는 사람도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돈형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건강증진연구소장은 “검증되지 않은 건강 정보로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국민이 올바른 정보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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