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외신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전에 점심 먹을 때 한번 봤던 분이신가요?”
일본 산케이신문 기자가 한일 관계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라는 민감한 현안을 묻자, 이재명 대통령이 답변 대신 역으로 질문했다.
취임 30일을 맞은 이 대통령은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예상 질문에 포함된 주제이긴 하지만 즉답을 하는 대신 특유의 친근함을 표시하며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번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때 만난 그분이시군요”라며 반가움을 나타내며 “저번에 외신기자들과 점심을 한 적이 있는데 어디서 이상하게 중국 모 언론하고만 했다고 이상한 기사가 나왔다. 저분은 일본 언론인이다. 아직도 대명천지에 그런 명백한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 1월 국민의힘은 “엄중한 시기에 이재명 대표가 중국에 정보 전달 가능성이 높은 신화통신 기자가 포함된 외신기자들과 비밀회동을 가졌다”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중국 기자들과의 비밀회동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 모임은 애초 일본계 외신기자들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공부 모임이었다. 당시 기자회견에는 일본 기자 외에 미국, 영국, 중국 언론사 기자들도 초청해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앞마당 같이 쓰는 이웃”이라는 기존 자신의 표현을 다시 언급하면서도 “독도는 명확한 대한민국 영토다. ‘영토 분쟁’이라고 할 수 없다”며 첨예한 현안에 대해서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어 일본과의 셔틀외교를 먼저 제안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이웃 나라니 복잡한 과정 거치지 말고 필요할 때 수시로 오가면서 오해는 줄이고, 대화를 통해 협력할 사안은 협력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미국 기자가 한미 관세협상 진행 상황을 빠른 속도로 묻자 질문 도중에 ‘천천히 말했으면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