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 2일 서울 서초구에 마련된 채해병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채해병 순직사건 관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 2일 특검 조사에서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군생활 38년을 ‘독고다이’(홀로 행동했다는 의미)로 살아왔다”며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임 전 사단장은 전날 채해병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하는 건 성격상 전혀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전날 현판식과 함께 수사를 개시하며 임 전 사단장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1호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와 구명로비 의혹 등을 임 전 사단장에게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날 임 전 사단장에게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 상세히 질문했다고 한다. 이른바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임 전 사단장 구명 청탁에 나섰다는 내용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에게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 전반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취지로 질문했다고 한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언론에서 나온 그 많은 내용을 어떻게 다 기억하겠느냐”며 “내가 일일이 다 얘기하는 건은 어렵다”며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에게 ‘누구라도 어려움에 처하면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며 구명 로비 의혹의 실체를 캐물었다. 구체적으로 김 여사와 이 전 대표, 유력 정치인이나 국방부·대통령실 관계자를 언급해가며 임 전 사단장이 도움을 구한 적이 없는지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임 전 사단장은 “그런 것은 전혀 내 성격상 맞지 않는다”며 “그 점에 대해서는 단 한 점의 의혹도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향후 임 전 사단장을 추가 소환하며 구명 로비 의혹 등에 대한 실체를 규명할 계획이다. 특검은 전날 조사에서 구명 로비 의혹의 발단이 된 ‘멋쟁해병’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대한 질문까지는 나아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 전 대표 등 해병대 출신 5명이 참여했던 대화방이다. 특검 관계자는 “임 전 사단장이 이번 사안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만큼 여러 차례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