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다락같이 오르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1억원씩 오르는 단지들이 있다고 하고, ‘국평(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매도가 50억원을 부르는 단지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인기 높고 비싼 강남 아파트를, 한두 채도 아니고 무려 120채나 갖고 있던 ‘집주인’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중 일부를 팔았지만, 지금도 100평이 넘는 초고층 펜트하우스를 포함해 모두 중대형으로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동네는 강남에서도 부촌으로 손꼽히는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촌이라 주위에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고 300여m 떨어진 곳에 도곡역이 있으며 인근의 양재·서초 IC, 구룡터널, 매봉터널 등을 통해 경부, 용서고속도로 진입이나 서울 강북 접근이 용이합니다.
게다가 숙명여고, 중대부고 등 인기 고등학교와 대치동 학원가가 바로 인근이라 교육 여건도 뛰어나고 아파트 앞이 탁 트여 서울 남산과 북한산까지 훤히 내다보입니다.
강남에 아파트 한 채만 갖고 있어도 부자 소리를 듣는데 100가구가 넘는 아파트의 주인이 하나라니.
대한민국에서 한 소유자가 강남 아파트를 가장 많이 보유한 케이스 같은데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현금 많은 건설회사, 절묘한 분양 타이밍
1990년대에 서울시는 현재의 도곡동 주상복합아파트촌 부지를 공개 입찰 방식으로 매각했습니다. 라성건설 이외에 대림산업, 우성건설 등이 땅을 확보했고 삼성그룹도 3만3000여 평을 낙찰받았습니다.
라성건설은 보유 부지에 51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기로 하고 2002년 초 일반인들에게 분양했습니다. 분양 초기에 전체 가구의 25%가량인 109가구를 일반 분양하지 않고 ‘임대용’으로 회사가 소유했습니다. 47~51층의 102평형 펜트하우스 10가구 중 9가구, 42~46층의 68평형 20가구 중 17가구 등 이른바 ‘로얄층’ 물량이 대부분입니다.
이후 라성건설은 일부 물량을 더 매입해 총 120가구를 보유했습니다. 주상복합아파트는 말 그대로 아파트와 상가가 있는데, 상가는 일반 분양을 하지 않고 모두 회사가 ‘임대’로 운영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회장 유고, 그 이후
주업인 건설업 외에 안정적으로 부동산임대업까지 겸하던 라성건설은 2008년 창업주가 저녁식사 후 갑자기 사망하면서 지각변동을 겪게 됩니다.
막대한 재산을 놓고 2세들 간에 싸움이 벌어지고, 엄청난 상속세도 큰 부담이었습니다. 라성건설 지분 12.23%를 국가에 상속세 대신 ‘물납(현재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유)’했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중 일부를 물량이 나오는 대로 시차를 두고 처분했습니다.
라성건설의 재무제표를 보면 2014년 1791㎡였던 주택지분이 2023년에는 1485㎡로 20%가량 줄어들었습니다. 현재 라성건설은 80여 가구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건 라성건설이 세금을 내기 위해 보유 주택을 처분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세입자들에게 임대료를 올려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주변 시세 70% 가량의 임대료를 내는 것 같다”
“지하상가 영업 8년간 딱 한번, 월세 10만원 인상”
이 아파트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주민과 상인의 말입니다.
매년 계약을 새로 하는데 왜 임대료를 올리지 않았을까요.
라성건설이 밝힌 ‘월세 안 올리는’ 진짜 이유,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1280
‘부동산 X파일’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2000억 강남땅 재앙이 됐다…‘컨테이너 노인’ 유족에 생긴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3177
‘성매매’에 망한 강남 그 건물…‘텅빈 방’이 1000억 올려줬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3294
나란히 한남 100억 집 쥐었다, 회장·부회장네 ‘기막힌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6587
신림동 월세 30만원 살던 남자, 어떻게 대우산업 부회장 됐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8299
5억에 사놓고 200억에 판다…재벌 2세의 옥수동 알박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3877
BMW에 한푼도 못 받았다…인국공 ‘호구 땅 계약’ 전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1558
이렇게 인기 높고 비싼 강남 아파트를, 한두 채도 아니고 무려 120채나 갖고 있던 ‘집주인’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중 일부를 팔았지만, 지금도 100평이 넘는 초고층 펜트하우스를 포함해 모두 중대형으로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상복합아파트촌에 있는 아카데미스위트 아파트. 한 집주인이 이 아파트를 120채 보유하고 있었다. 함종선 기자
이 아파트는 입지가 뛰어납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상복합아파트촌 대로변에 있습니다. 한때 ‘부의 상징’이라 불렸던 타워팰리스1~3차와 같은 블록에 있습니다.
이 동네는 강남에서도 부촌으로 손꼽히는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촌이라 주위에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고 300여m 떨어진 곳에 도곡역이 있으며 인근의 양재·서초 IC, 구룡터널, 매봉터널 등을 통해 경부, 용서고속도로 진입이나 서울 강북 접근이 용이합니다.
게다가 숙명여고, 중대부고 등 인기 고등학교와 대치동 학원가가 바로 인근이라 교육 여건도 뛰어나고 아파트 앞이 탁 트여 서울 남산과 북한산까지 훤히 내다보입니다.
강남에 아파트 한 채만 갖고 있어도 부자 소리를 듣는데 100가구가 넘는 아파트의 주인이 하나라니.
대한민국에서 한 소유자가 강남 아파트를 가장 많이 보유한 케이스 같은데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현금 많은 건설회사, 절묘한 분양 타이밍
아카데미스위트 인근에 있는 타워팰리스. 삼성그룹은 이곳에 111층짜리 건물이 들어서는 전자복합단지를 조성하려 했다. 함종선 기자
120가구를 갖고 있던 그 ‘집주인’은 라성건설이며, 이 아파트를 직접 지은 건설회사입니다.
1990년대에 서울시는 현재의 도곡동 주상복합아파트촌 부지를 공개 입찰 방식으로 매각했습니다. 라성건설 이외에 대림산업, 우성건설 등이 땅을 확보했고 삼성그룹도 3만3000여 평을 낙찰받았습니다.
라성건설은 보유 부지에 51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기로 하고 2002년 초 일반인들에게 분양했습니다. 분양 초기에 전체 가구의 25%가량인 109가구를 일반 분양하지 않고 ‘임대용’으로 회사가 소유했습니다. 47~51층의 102평형 펜트하우스 10가구 중 9가구, 42~46층의 68평형 20가구 중 17가구 등 이른바 ‘로얄층’ 물량이 대부분입니다.
이후 라성건설은 일부 물량을 더 매입해 총 120가구를 보유했습니다. 주상복합아파트는 말 그대로 아파트와 상가가 있는데, 상가는 일반 분양을 하지 않고 모두 회사가 ‘임대’로 운영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회장 유고, 그 이후
주업인 건설업 외에 안정적으로 부동산임대업까지 겸하던 라성건설은 2008년 창업주가 저녁식사 후 갑자기 사망하면서 지각변동을 겪게 됩니다.
막대한 재산을 놓고 2세들 간에 싸움이 벌어지고, 엄청난 상속세도 큰 부담이었습니다. 라성건설 지분 12.23%를 국가에 상속세 대신 ‘물납(현재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유)’했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중 일부를 물량이 나오는 대로 시차를 두고 처분했습니다.
라성건설의 재무제표를 보면 2014년 1791㎡였던 주택지분이 2023년에는 1485㎡로 20%가량 줄어들었습니다. 현재 라성건설은 80여 가구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스위트 단지 지하에 있는 상가. 지하상가와 지상상가 모두 라성건설이 보유하고 있다. 함종선기자
특이한 건 라성건설이 세금을 내기 위해 보유 주택을 처분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세입자들에게 임대료를 올려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주변 시세 70% 가량의 임대료를 내는 것 같다”
“지하상가 영업 8년간 딱 한번, 월세 10만원 인상”
이 아파트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주민과 상인의 말입니다.
매년 계약을 새로 하는데 왜 임대료를 올리지 않았을까요.
라성건설이 밝힌 ‘월세 안 올리는’ 진짜 이유,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1280
‘부동산 X파일’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2000억 강남땅 재앙이 됐다…‘컨테이너 노인’ 유족에 생긴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3177
‘성매매’에 망한 강남 그 건물…‘텅빈 방’이 1000억 올려줬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3294
나란히 한남 100억 집 쥐었다, 회장·부회장네 ‘기막힌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6587
신림동 월세 30만원 살던 남자, 어떻게 대우산업 부회장 됐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8299
5억에 사놓고 200억에 판다…재벌 2세의 옥수동 알박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3877
BMW에 한푼도 못 받았다…인국공 ‘호구 땅 계약’ 전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