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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집중된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된 영향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2020년=100)로 전년 동월보다 2.2% 상승하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2.0%)를 웃돌았다. 상승률은 두 달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은 더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품목(458개) 가운데 일반 소비자가 자주 사는 144개 품목만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5% 오르며 전달(2.3%)보다 오름 폭이 확대됐다.

가공식품이 1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4.6%)을 나타내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73개 품목 중 62개가 올랐다. 오징어채(48.7%)와 양념소스(21.3%)·차(20.7%)·초콜릿(20.4%)·유산균(14.5%)·고추장(14.2%)·잼(12.0%)·시리얼(11.6%)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한 개에 2000원’이라고 콕 집은 라면(6.9%)은 2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이른바 ‘커피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커피(12.4%), 배추 가격 폭등의 영향을 받은 김치(14.2%) 등도 많이 올랐다.

농축수산물 중에선 수산물이 수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7.4% 올랐다. 세부적으로 고등어(16.1%)·굴(12.7%)·조기(10.6%)·새우(10.5%)·김(10.4%) 등이 많이 뛰었다. 축산물을 보면 달걀(6.0%)·닭고기(5.4%)·꿀(5.0%)·수입쇠고기(4.5%)·돼지고기(4.4%) 등 순이었다. 달걀의 경우 3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찍었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산지 가격 담합에 따른 가격 급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농산물 가운데선 마늘(24.9%)·호박(19.9%)·오이(19.1%)·미나리(15.8%)·가지(10.3%) 등이 크게 상승했다. 이상기후와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신재민 기자
최근 이스라엘·이란 충돌 등 중동 사태의 여파로 지난 4~5월 연속해서 떨어졌던 석유류가 지난달 상승 반전(0.3%)한 점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밀어 올렸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3.1% 올랐다. 개인서비스를 보면 외식(3.1%)과 외식제외(3.5%) 모두 3%대 상승률을 보였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올해 들어 기조적인 소비자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지수(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월부터 3월까지 1%대 후반, 5월과 지난달 모두 2.0%로 안정세를 이어갔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달(7월)은 국제유가·환율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물가 오름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에도 2%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임혜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주요 식품원료 할당관세 등을 지속하고, 주요 품목의 가격·수급 변동요인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복잡한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먹거리 수입 문턱을 더 낮추는 등 공급 경로를 다변화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현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과도하면 물가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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