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형업체 스타 셰프 협업 고급화
영세 사업장 절반 이상 식당 없어
일부 식당 “외부인 이용 자제” 호소
시민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청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려고 줄을 서 있다. 최근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비교적 저렴하게 식사할 수 있는 구내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윤웅 기자

길어지는 ‘런치플레이션’에 구내식당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삼성·현대·CJ 등 대기업 급식업체들은 스타 셰프와 협업하거나 유명 맛집 메뉴로 고급화에 나섰다. 반면 직원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절반 이상이 식당조차 갖추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구내식당은 ‘외부인 이용 자제’ 안내까지 써 붙였다. 직장인의 점심 한 끼 해결이 하루하루 만만찮은 일이 됐다.

2일 급식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연말까지 영국 스타 셰프 고든 램지의 캐주얼 버거 브랜드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를 구내식당 메뉴로 선보인다. 2023년 한국에 첫 글로벌 매장을 열며 연일 웨이팅을 기록한 화제의 브랜드다. 삼성웰스토리는 대표 메뉴인 O.G.R 버거를 젊은 직장인이 많은 오피스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대형 급식업체의 ‘특별식’ 경쟁은 고물가로 늘어난 구내식당 방문객의 입맛을 붙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특별식을 통해 구내식당의 고급화와 더불어 식음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기업 이미지도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급식업계 한 관계자는 “유명 셰프나 브랜드 입장에서도 급식 시장 진출이 인지도와 매출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회”라며 “이벤트 날에는 평소 대비 15~20% 많은 식수를 준비해도 조기 소진될 만큼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3월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를 시작으로 전국 50여개 사업장에서 1인 피자 전문 브랜드 ‘고피자’ 10여종을 매주 순회 공급 중이다. 지난해에만 총 26개 외식 브랜드와 협업해 메뉴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5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된 ‘진중 우육면관’의 우육탕면을, 아워홈은 자사의 ‘플렉스 테이블’ 캠페인을 통해 인플루언서·유명 셰프와 손잡고 차별화된 메뉴를 내놓고 있다.


일부 대학·공공기관 구내식당은 ‘가성비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외부 손님들로 북적인다. 서울 광진구의 한 대학생 강모(25)씨는 “다른 학교의 점퍼와 직장인 등 외부인이 절반가량을 차지해 자주 혼잡하다”고 전했다. 일부 기관에서는 “바쁜 시간 외부인 자제”라는 문구를 써 붙이기도 했다. 급식업체는 내부 민원과 수익 확보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영세 사업장 상당수는 점심 한 끼 제공조차 벅차다. 올해 초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직원 30인 미만 사업장의 구내식당 보유율은 36%, 30~50인 미만은 58.7%에 그쳤다. 식자재비와 인건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대기업과 중소업체 모두 어려운 처지에 놓였지만, 자금력이 열악한 중소업체들은 버텨내기 힘든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진단이다. 전국 구내식당 수 역시 감소 추세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전국 구내식당 수는 올해 5월 1만5115개로 전년 동기(1만6065개) 대비 5.9% 줄었다. 2021년(1만9892개)과 비교하면 24% 감소했다. 사내 복지의 상징이던 구내식당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양상이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597 '카페인' 때문에 숨진 게 아니었다?…30대 호주 여성 사망 사건의 전말 랭크뉴스 2025.07.03
50596 "이스라엘을 위해 일어나라"…과거 SNS 영상에 미스 인도네시아 결국 랭크뉴스 2025.07.03
50595 "스페이스X 우주선 폭발 잔해물, 멸종위기 거북 심각하게 위협" 랭크뉴스 2025.07.03
50594 가상화폐 업체 리플, 은행 인가 신청…"스테이블코인 신뢰 제고" 랭크뉴스 2025.07.03
50593 거짓말 아니었네…"이란, 수중 폭탄 설치해 호르무즈 봉쇄 시도" 증언 나와 랭크뉴스 2025.07.03
50592 감옥에서도 애인 걱정한 '범죄자' 두테르테…"신용카드 많은 딴 남자 찾으렴" 랭크뉴스 2025.07.03
50591 페달 잘못 밟은 80대, 휴게소 덮쳐 10명 중경상 랭크뉴스 2025.07.03
50590 김치 14% 커피 12% 라면 7%…6월 물가상승률 올들어 최고 랭크뉴스 2025.07.03
50589 밀레이 견제?…브라질 룰라, '가택연금' 아르헨 前대통령 만난다 랭크뉴스 2025.07.03
50588 한덕수 전 총리, 내란특검 조사 13시간 40분만에 귀가… 질문에는 침묵 랭크뉴스 2025.07.03
50587 美하원의원 43명, 美정부에 "무역협상서 韓 플랫폼법 해결하라" 랭크뉴스 2025.07.03
50586 뉴욕증시, ‘민간 고용 쇼크’에 장 초반 약세 랭크뉴스 2025.07.03
50585 신용대출·카드론 합쳐 연소득 이내로 제한…주담대 금리도 재상승 랭크뉴스 2025.07.03
50584 공영방송 이사, 국회도 추천할 수 있는 방송3법…여당 강경파 주도로 과방위 소위 통과 랭크뉴스 2025.07.03
50583 식당서 주문 후 휴대폰 '슥'…수상한 손님, 절도전과 27범이었다 랭크뉴스 2025.07.03
50582 "4명 예약인데 2명 늦는다고? 기분 나빠 못팔아"…냉면집서 쫓겨난 가족,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7.03
50581 "탈출하면 악어밥?"…트럼프표 '불법이민자 수용소' 논란, 왜? 랭크뉴스 2025.07.03
50580 한덕수 겨눈 특검…윤석열 직권남용 피해자-내란범 ‘양립 가능’ 랭크뉴스 2025.07.03
50579 EU 지도부-中왕이, 수교 50주년 정상회담 준비 논의 랭크뉴스 2025.07.03
50578 트럼프, 베트남과 두 번째 무역합의…상호관세율 46→20%로 인하 랭크뉴스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