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 AFP=연합뉴스
'마약과의 전쟁'을 내세워 대규모 초법적 살상을 지시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수감된 로드리고 두테르테(80) 전 필리핀 대통령이 13명 이상으로 알려진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다른 남자친구를 찾으라고 말했다.
2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자신의 모든 여자친구에게 "신용카드가 많은 다른 남자친구를 찾으라"고 말했다고 그의 장남인 파올로 두테르테 상원의원이 전했다.
파올로 의원은 아버지의 본거지이자 자기 지역구인 남부 민다나오섬 다바오시에 아버지의 여자친구가 13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ICC 소재지인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수감 생활 중인 아버지가 너무 말랐지만 정신은 또렷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막내아들인 서배스천 두테르테 다바오시 부시장도 소셜미디어에서 아버지의 여자친구들 관련해 "이 모든 훌륭한 여성들이 아버지의 삶과 마음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며 "(나의) 어머니를 포함해 그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ICC에 체포된 이후 5월 열린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다바오시 시장에 당선됐지만, 헤이그의 ICC 구치소에 수감돼 시장직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자신의 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에게 다바오시를 방문해 시에 필요한 사항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파올로 의원은 전했다.
세라 부통령은 지난 2월 예산 유용 의혹,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 등을 암살하도록 자신의 경호원에게 지시했다는 발언 등으로 인해 하원에서 탄핵당했다. 하지만 5월 총선에서 두테르테 진영이 선전한 이후 최종 탄핵심판을 맡은 상원이 세라 부통령 탄핵안을 하원으로 돌려보내 탄핵심판이 진행되지 않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