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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혁신안’ 수용 않던 당 주류
‘탄핵 반대파 일색’ 비판 상쇄 의도
당 일각, 변화 가능성에는 ‘회의론’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12·3 불법 계엄에 대한 사과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일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하면서 “작년 12월 3일 불법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까지 국민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다”고 사과했다. 혁신위원장에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 의원을 내정했다. 안 의원은 “메스를 들어 고름을 적출하겠다”고 했지만, 전임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혁신 과제를 수용하지 않았던 당 주류가 달라질 지를 두고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송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받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원내 지도부와 함께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윤 전 대통령 계엄 선포를 불법이라고 못박는 등 기존의 당 주류 인식과 다른 결의 메시지를 냈다.

그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혁신안 마련, 비판과 견제의 야당 역할 수행, 유능한 정책 전문정당 전환 등 비대위의 3대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

혁신위원장에는 윤 전 대통령 탄핵과 3대 특검법에 찬성하는 등 당론과 차이를 보여온 안 의원을 내정했다. 박수민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당이 민심 리셋(재설정)의 길을 가려면 진정한 혁신가를 모셔야 한다”며 “혁신의 아이콘이면서 중립적인 길을 걸어온 안철수를 결코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해 송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인선에) 굉장한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오른쪽)과 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된 안철수 의원이 2일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의사 출신인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메스를 들어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며 “코마(의식불명) 상태의 국민의힘을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혁신위원장 내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송 위원장과 면담하러 가면서 기자들에게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개혁 인사로 혁신위를 구성하겠다”며 “친한동훈계, 친윤석열계는 안가린다”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송 위원장은 이날 아침 비대위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을 참배하며 비대위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며 本立道生(본립도생·기본이 서면 길이 생긴다)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그 의미에 대해 “바닥에 떨어진 당 지지율을 살리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위원장의 이날 행보를 두고 비대위가 ‘탄핵 반대파’ 일색이라는 비판을 상쇄하고 쇄신을 보여주려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날 선임된 비대위원은 원내에서 박덕흠(4선)·조은희(재선)·김대식(초선) 의원, 원외에서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과 홍형선 화성갑 당협위원장이었다.

당내엔 대선 패배 후에도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후보 교체 파문’ 당무감사 등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의 혁신 요구를 묵살했던 당 주류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혁신위는 아이디어를 낼 뿐이지 실권은 비대위에 있다”며 “지금의 비대위가 김용태가 낸 쇄신안보다 큰 쇄신을 수용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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