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서울경제]
요가복계의 샤넬로 알려진 룰루레몬이 대형마트 코스트코를 고소했다. 코스트코의 자사브랜드(PB)인 커클랜드가 룰루레몬의 제품을 카피해 판매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룰루레몬이 코스트코의 제품 복제에 대해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룰루레몬은 제품의 디자인과 콘셉트가 비슷한 제품들을 코스트코가 판매하고 있으며 이런 제품들이 룰루레몬의 브랜드 가치와 신용, 노력을 불법적으로 이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커클랜드 제품의 제조 업체에 대해 애매모호하게 표기해 일부 고객들이 룰루레몬의 제품과 같은 제조업체에서 만든 것으로 오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룰루레몬에서 판매 중인 ‘스쿠바 후드티’는 118달러(약 16만 원))인 반면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유사한 디자인의 ‘댄스킨(Danskin) 하프집 풀오버’는 약 8달러(약 1만1000원)에 불과하다. 스쿠바 재킷 외에도 디파인 재킷, ABC 팬츠 등 룰루레몬의 인기 제품들의 복제품이 커클랜드에서 염가에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 룰루레몬의 주장이다.
룰루레몬은 지난 2021년에도 자전거 제조업체 펠로톤(Peloton)을 상대로 비슷한 소송을 제기했다. 펠로톤이 해당 디자인을 단계적으로 생산 중단하기로 합의하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룰루레몬이 최근 들어 복제품에 대해 강경 대응하고 있는 이유는 경영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야심차게 새로 출시한 레깅스가 얇은 원단과 봉제선 문제 때문에 몇 주 만에 회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 룰루레몬의 주요 공급망이 관세로 인해 가격 인상 등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객들의 소비 성향 변화도 룰루레몬에는 악재다. 생활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은 비슷한 디자인의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듀프(복제품)’ 구매를 선호하고 있다. 브랜드명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더 큰 메리트를 느끼게 된 것이다.
이에 캘빈 맥도널드 룰루레몬 최고경영자(CEO)는 가이던스를 통해 올해 성장 전망을 크게 낮췄다. 1분기 매출은 6~7% 증가한 23억3500만 달러에서 23억5500만 달러 사이, 연간 매출은 5~7% 성장한 111억5000만 달러에서 1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의 절반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