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악어와 비단뱀 서식지에 조성된 불법 이민자 구금 시설을 방문하기에 앞서 “불법 이민자들에게 악어로부터 도망치는 법을 가르치겠다”며 “직선으로 뛰지 않으면 (지그재그로 달리면) 살 확률이 1%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악어 앨커트래즈'로 알려진 임시 이민자 구치소를 시찰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악어가 서식하는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습지 한 가운데 지어진 수용소 시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손을 좌우로 흔들며 “악어는 빠르다. 이렇게 (지그재그로) 뛰라”며 이번주부터 해당 수용소에 수감될 불법 이민자들을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수용소는 플로리다 마이애미 서쪽 약 70km 지점 폐공항 부지에 조성됐다. 수용소 주변에는 악어를 포함한 각종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지형도 험준해 혼자 힘으로 탈출하기 극히 어렵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이 수용소의 별칭은 ‘엘리게이터 앨커트래즈(Alligator Alcatraz)’로 탈출이 불가능한 감옥으로 악명 높았던 샌프란시스코 앨커트래즈 섬 감옥과 악어의 합성어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에 수용소 밖에서 일렬로 줄지어 서있는 악어 무리들이 ‘ICE(이민세관단속국)’ 모자를 쓰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X계정
앞서 불법 이민자 단속 업무를 담당하는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에 수용소 밖에서 일렬로 줄지어 서있는 악어 무리들이 ‘ICE(이민세관단속국)’ 모자를 쓰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곧 출시된다!(COMING SOON!) 탈출 불가능한 자연이 만든 감옥”이라는 설명을 추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플로리다 공항에 도착한 뒤엔 “우리에겐 많은 보디가드와 많은 경찰이 있는데 악어 형태로 있다”며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되지만, 나는 에버글레이즈를 달리고 싶지는 않다”며 재차 수감자들을 조롱했다. 수용 시설을 직접 시찰한 뒤 간담회에서는 “이 시설은 곧 가장 위협적인 이민자들을 구금하게 될 것”이라며 “일부는 지구상에서 가장 사악한 인물들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유일한 길은 (미국 밖으로의) 추방”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 늪지대 악어 서식지에 조성된 불법이민자 수용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시설을 찾은 것은 핵심 국정 의제인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추방에 대한 의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스앤젤레스(LA)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됐던 이민정책 반대 시위와 무관하게 불법 이민자들의 대한 단속과 무차별적 추방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도중 이민정책 반대 시위가 시작된 LA가 속한 캘리포니아주의 개빈 뉴섬 주지사를 언급하며 “그도 여기 와서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경 통제 완화가 초래한 불법 이민자 급증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거론하면서 “미국은 연간 780억 달러(약 106조원)를 통역에 쓰고 있다”고 했다.

시위대가 1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플로리다주 늪지대에 조성된 불법 이민자 수용시설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악어와 뱀 등을 감옥의 경계로 삼아 수용소를 설치한 발상 자체가 이민자들을 비인간적으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단체도 희귀 동물 서식지와 멸종위기종 보호구역이 파괴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333 '30~35% 관세' 카드 꺼낸 트럼프 “日 합의 의심”…협상 쫓기는 日 랭크뉴스 2025.07.02
50332 강릉 대관령휴게소 차량 상가 돌진‥3명 중상·7명 경상 랭크뉴스 2025.07.02
50331 오징어 게임 시즌3, 사흘 만에 3억 7천만 시간 시청… 93개국 1위 랭크뉴스 2025.07.02
50330 [단독]고삐 풀린 국회…2차 추경에 6.5조원 더 얹었다 랭크뉴스 2025.07.02
50329 [속보] 내란 특검,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오후 3시 30분 소환 랭크뉴스 2025.07.02
50328 광주서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 북한도 오나···조직위 ‘대북 접촉’ 승인 랭크뉴스 2025.07.02
50327 “북 무인기 침투, 윤석열 지시” 내란특검, 녹취록 확보…외환 혐의 수사 본격화 랭크뉴스 2025.07.02
50326 헌재, '이재명 재판 연기' 헌법소원 3건 각하... "헌법 84조, 심사 대상 아냐" 랭크뉴스 2025.07.02
50325 '경영 수업' 본격화? SK 떠난 최태원 장남, 최근 이직한 곳은 랭크뉴스 2025.07.02
50324 조국혁신당 "李정부 檢인사 참담"…송강·임세진과 악연 보니 랭크뉴스 2025.07.02
50323 "남자 성기 같다" 물 뿜는 3m 핑크발 기둥…뉴욕 명소 발칵 랭크뉴스 2025.07.02
50322 ‘여교사와 초등생 로맨스’ 드라마 제작에…교육계 “아동 그루밍 미화” 랭크뉴스 2025.07.02
50321 조국혁신당 "내란세력 딛고 출범한 정부 맞나"…檢인사 맹비난, 왜 랭크뉴스 2025.07.02
50320 "바닥에 물 흘러내려 깜짝"…보령해저터널 4년째 축축, 왜 [르포] 랭크뉴스 2025.07.02
50319 이진숙 교육부 장관 지명 찬반성명 잇따라…'적임'vs'불통' 랭크뉴스 2025.07.02
50318 “대통령 재판 연기는 평등권 침해” 헌법소원, 줄줄이 각하···1건은 심리 중 랭크뉴스 2025.07.02
50317 "그 검사들 줄영전" 혁신당 '멘붕'‥민주 내부서도 '갸우뚱' 랭크뉴스 2025.07.02
50316 차의과대 미복귀자, 청강 도중 복귀자에 '감귤' 조롱···대학 "징계 조치" 랭크뉴스 2025.07.02
50315 “100년 후 한국 인구 15%만 남아”… 1명이 노인 1.4명 부양해야 랭크뉴스 2025.07.02
50314 권오을 후임병 가혹행위 의혹에…국힘 "李정권 인사시스템 붕괴" 랭크뉴스 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