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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키링처럼 하나의 액세서리로 인식
Z세대, 취향 보여주는 도구로 화장품 활용
Z세대의 놀이터 ‘틱톡’에서 유행하는 숏폼(짧은 동영상)이 있다. ‘나만의 키링(열쇠고리) 화장품 만들기’다. 립밤, 팔레트형 섀도(눈두덩이에 바르는 색조 제품), 쿠션(액상 내용물을 얼굴 전체에 얇게 찍어내듯 바르는 제품) 등을 에어팟 키링에 함께 달거나 여러개의 소형 장난감을 화장품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모습이다. 화장품도 키링으로 만들어야 ‘힙하다’는 게 그 이유다.

Y2K(세기말, Year 2000) 패션과 키덜트(키즈+어덜트) 문화가 접목돼 인기를 얻고 있는 키링이 뷰티 트렌드까지 바꾸고 있다. DIY(Do It Yourself·자체 제작) 화장품을 통해 개성을 나타내려는 젠지(1990년대 중반~2010년대 후반 출생)가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 화장품을 키링처럼 달고 다닌다?키링 화장품은 말 그대로 화장품을 키링처럼 하나의 액세서리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Z세대들은 바르기 위한 기능을 넘어 취향을 보여주는 도구로 화장품을 택했다. 가방·스마트폰·파우치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소지품에 달아 ‘꾸미는 재미’까지 더해지면서 키링 화장품이 뷰티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다. 사용자 60% 이상이 Z세대인 틱톡에서 ‘Cosmetics keychain(화장품 키링)’을 검색하면 다양한 화장품을 키링처럼 만드는 방법이 나온다. 630만 팔로워를 보유한 틱토커 케이티 팡이 올해 초 올린 화장품 키링 만들기 영상은 80만 건 이상의 좋아요와 5만 건의 공유 수를 기록했다. 사용하는 립밤과 화장품을 지갑 또는 인형에 연결해 사용하는 내용이다.

압정을 사용해 모서리 부분을 뚫고 고리형 부자재를 연결하는 영상의 좋아요 수는 16만 건에 달한다. 화장품에 작은 인형이나 분홍색이나 노란색의 작은 구슬을 꿰어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한 영상도 10만 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큐텐재팬’을 운영하는 이베이재팬이 일본 Z세대(15~28세) 여성을 대상으로 ‘뷰티 제품 소비 트렌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1.6%가 뷰티 제품을 선택할 때 ‘귀여운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베이재팬은 “일본 10~20대 사이에서 가방이나 파우치 등에 달고 다닐 수 있는 키링 화장품이 화제가 되는 것도 프티 뷰티 트렌드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키링 화장품을 써봤다고 한 응답이 Z세대에서는 11.2%, M세대에서는 5.6%로 전체적으로 10% 이내로 아직 크진 않지만 사용해보고 싶다는 응답까지 더할 경우 36%에 달한다. 키링 화장품은 립, 블러셔, 아이섀도 등이 대표적이며 핸드크림, 향수, 멀티밤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의 유명 뷰티·패션 매거진 마키아(MAQUIA)는 “가방이나 파우치에 액세서리처럼 달고 다닐 수 있는 키링 코스메틱은 올해의 트렌드”라며 “활용성도 좋고 소용량 제품의 귀여움이 더해지면서 인기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매체는 “키링 화장품은 한번 모으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중독이 있다”고 전했다.

이 트렌드는 ‘K뷰티’가 주도하고 있다. 그 시작은 한국 기업 비나우가 2021년 론칭한 뷰티 브랜드 퓌(Fwee)다. 퓌는 지난해 리브랜딩을 거치며 ‘키링 화장품’ 브랜드로 유명해졌다.

퓌는 독특한 제품 디자인과 소용량이 특징이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젤리팟(입술과 볼에 사용할 수 있는 색조)과 포켓 팔레트(눈과 볼에 바르는 색조)다. 용량이 작고 키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외관 측면에 고리가 있는 게 특징이다. 리브랜딩 이후 인기가 늘어나자 서울 성수·연남, 부산 등 오프라인에서도 플래그십 매장을 늘리고 있다.

비나우 관계자는 “퓌에서 키링 화장품을 선보인 게 지난해 초”라며 “그 당시에는 이렇게 유행할지 몰랐는데 젊은 세대의 가꾸(가방 꾸미기)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매출은 대외비라 공개하기 어렵지만 검색량 등 모든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비나우 측은 앞으로도 키링 형태의 화장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인수한 인디 뷰티 ‘어뮤즈’는 올해 초 틴트와 립밤을 키링 제품으로 내놓았다. 올해 새로 출시한 대부분의 제품에 고리를 만들어 키링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아울러 어뮤즈는 화장품과 같이 활용할 수 있는 인형 키링도 판매하고 있다.

또 다른 한국 브랜드 데이지크는 미니 섀도(눈에 바르는 색조)를 키링처럼 만들어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화장품 키링 만들기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 매출 급증, 관심 커지는 뷰티 키링’키링의 인기는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패션·뷰티 플랫폼 W컨셉에서 6월 1일부터 24일까지 키링 화장품의 매출을 올해 3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본 결과 매출이 2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월은 키링 화장품이 본격 출시된 시점이다.

키링 형태로 된 틴트, 립스틱, 빗 등이 인기를 얻으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W컨셉 관계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본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키링 형태로 된 화장품을 가방, 옷 등에 달고 다니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며 “증정품으로 제공하던 키링 화장품을 본품으로 출시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20대 초중반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 지그재그도 비슷한 분위기다. 최근 두 달간 키링 핸드크림 판매량은 올해 1~2월 대비 353%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검색량도 92% 늘었다. 키링과 관련한 뷰티 액세서리 관련 검색량과 판매량이 매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꾸미기 열풍이 계속되면서 가방이나 파우치에 달 수 있는 ‘키링 화장품’에 대한 1030 여성 소비자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키링 화장품은 새로운 뷰티 트렌드로 그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무신사에서도 ‘키링 립밤’의 검색량이 전년 대비 35배 증가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립밤 등 매일 사용하고 휴대하는 화장품이 개성을 드러내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감각적인 디자인 요소를 더해 실용성과 스타일을 모두 갖춘 키링형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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