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도가니' 공판검사…과거사 무죄 구형 징계에 취소소송 내 승소
윤석열 총장 시절 대검 대립각…저서에 "현 검찰은 고장난 저울"


국정기획위원회 참석한 임은정 부장검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국정기획위원회 정치행정분과 전문위원을 맡은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가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검찰청 업무보고에 참석해 있다. 2025.6.20 [공동취재]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이재명 정부 첫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수직상승해 서울동부지검장에 보임된 임은정(사법연수원 30기) 검사장은 검찰 내에서 숱한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지휘부 '방침'과 다른 길을 선택해 고초를 겪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소송을 통해 자신이 몸담은 법무·검찰 조직에 비판적 시각을 가감 없이 드러내왔다.

검찰 개혁에 목소리를 내면서 '내부 고발·비판자' 역할을 해온 그는 중요 검찰청인 서울동부지검을 이끌게 됐다. 소신 있게 목소리를 내온 검사로서 고생한 데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받은 셈이다.

이번 인사는 새 정부가 검찰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주고, 향후 지휘 방침을 드러낸 상징적 장면이자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하급자 입장에선 약자 내지 비주류인 '언더독'이면서도 강한 존재감을 보여온 임 지검장이지만, 이제 '상급자'로서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고 역량을 발휘할지 또다른 측면에서 주목을 받게 됐다.

임 검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한직'으로 분류되는 대구지검·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를 지내며 승진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권 교체와 함께 '검찰 개혁'을 기치로 내 건 이재명 정부에서 '검찰의 꽃'으로 통하는 검사장을 달게 됐다.

그는 2007년 광주 인화학교 장애아동 성폭력 사건의 1심 공판 검사다. 그는 2011년 영화 '도가니' 흥행으로 수사·재판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일자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사회적 비난에 공감을 표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소속이던 2012년 12월 반공임시특별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이 확정된 고 윤중길 진보당 간사의 유족이 청구한 재심 사건에서 다른 검사에게 사건을 넘기라는 상부 지시를 어기고 문을 걸어 잠근 채 무죄를 구형했다가 정직 4개월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징계 취소 소송을 냈고 2017년 대법원에서 이겼다. 위법한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이라 징계 대상이 아니라는 게 대법 판단이었다.

2018년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을 검찰 간부가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지현 검사의 피해에 관해 탐문하고 다니던 자신을 불러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느냐"고 호통을 쳤다는 내용이었다.

2019년에는 김수남 전 총장 등 전·현직 간부들을 고발했다. 부산지검 윤모 검사가 사건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해 사건을 처리한 사실이 적발됐음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사표를 수리해 무마했다는 취지였는데, 이후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임 검사장은 상부 명령에 복종하지 않거나 비판적인 소위 '검사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인사 불이익을 입었다며 2019년 4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냈다. 1심은 정부가 1천만원을 배상하라는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2심 선고는 이달 9일 나온다.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던 2021년에는 SNS를 통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교사 사건 감찰 업무에서 강제로 배제됐다고 주장하며 대검과 공개 마찰을 빚었다. 당시 검찰총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 이 과정에서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외부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작년 2월 징계가 청구됐다.

임 검사장은 윤 전 대통령 등을 모해위증 교사 사건 진상조사와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고발했으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2022년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그는 2022년 '계속 가보겠습니다'라는 책을 내면서 "현재의 검찰은 자정능력을 상실해 고장 난 저울이 됐다"고 평가했다.

새 정부 출범 후에는 국정기획위원회 정치행정 분과 전문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해왔다. 정치행정 분과는 검찰 개혁을 비롯한 행정·법무 분야 국정과제를 다룬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3535 "尹 출석, 태도부터 불량"‥거리 활보 끝? [맞수다] 랭크뉴스 2025.07.09
53534 [마켓뷰] 코스피, ‘자사주 의무 소각’ 정책 기대감에 장중 연고점 돌파… 3130선 마감 랭크뉴스 2025.07.09
53533 이진숙, 국무회의 배석 제외에 "아쉽다"…사퇴 요구는 일축 랭크뉴스 2025.07.09
53532 [영상] 윤석열 구속심사...특검 “범죄 소명” vs 변호인단 “구속 불필요” 랭크뉴스 2025.07.09
53531 서쪽 지역 중심으로 폭염 계속 랭크뉴스 2025.07.09
53530 가자전쟁 휴전 협상, 9부 능선 넘었지만 막판 난항…'이스라엘 철군' 문제 쟁점 랭크뉴스 2025.07.09
53529 전현희 "오세훈, 집값 올려놓고…방화범이 소방수 나무라는 격" 랭크뉴스 2025.07.09
53528 李대통령, 국무회의서 이진숙 배제…"정치중립 거듭 위반"(종합) 랭크뉴스 2025.07.09
53527 기록적 폭염에 온열질환자 하루 200명 넘어…누적 1천200명 돌파 랭크뉴스 2025.07.09
53526 尹, 'No 에어컨' 구치소서 무더위 견디나… "이제는 조금이라도 후회?" 랭크뉴스 2025.07.09
53525 "이제 '최소주문금액' 안 따져도 되네?"…배민 '한그릇' 승부수 통했다 랭크뉴스 2025.07.09
53524 인천 서구 아파트서 염소 누출…대응 1단계 발령 랭크뉴스 2025.07.09
53523 "칼 들고 찾아간다" 테러 협박에, 박찬대 "李도 방탄복 입고…" 랭크뉴스 2025.07.09
53522 김건희 여사 최측근 4월 해외 도피?…특검 ‘집사 게이트’ 본격 수사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7.09
53521 [속보] 이대통령, 이진숙 국무회의 배제…“정치중립 위반” 랭크뉴스 2025.07.09
53520 '채상병 외압' 뒷선 있던 김태효 전면에…특검 '핵심 피의자' 랭크뉴스 2025.07.09
53519 이 대통령, 이진숙 방통위원장 국무회의서 배제 랭크뉴스 2025.07.09
53518 안철수 ‘쌍권’ 저격에 “조목조목 할 말 있지만 삼가고 있어” 랭크뉴스 2025.07.09
53517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 11∼13일 방북…김정은 방러 논의할 듯 랭크뉴스 2025.07.09
53516 尹구속심사 칼 갈은 특검…검사 10명이 PPT 178장 '릴레이 설명' 랭크뉴스 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