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부산 해운대구의회 본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미희 의원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발의했습니다.
[김미희/더불어민주당 부산시 해운대구의원]
"해운대구의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부산 공약인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이 조속히 추진되어야 함을 촉구해야 합니다. 부산이 더 이상 노인과 바다라는 멸칭이 아닌 명실상부 해양수도 부산으로…"
이 시점을 기준으로 2주 전이었던 지난달 5일, 이재명 대통령은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신속히 준비하라고 지시한 상황이었습니다.
인구 유출과 일자리 감소가 최대 고민이었던 부산으로선 최적의 호재인 만큼 HMM본사 이전, 해사전문법원 설립 등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화의 첫 단추로 '해수부 이전'을 촉구하자는 제안이었는데, 뜻밖의 반대 의견에 부딪혔습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이의가 없습니까?"
[박기훈/국민의힘 부산시 해운대구의원]
"이의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반대에 나선 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또 '이 대통령이 재판을 받겠다는 약속을 하라는 결의안'을 먼저 통과시켜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박기훈/ 국민의힘 부산시 해운대구의원]
"우리 해운대 부산 국민의 60%가 이재명 후보의 재판을 받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먼저 선행돼야 되는 거는 부산 산업은행 이전의 촉구 또 그리고 대통령은 재판을 받아야 하는 그런 결의안을 먼저 선행되어야 된다고 보여집니다. 이상입니다."
박 의원의 발언 직후 구의회 의원들은 기립 방식의 찬반투표를 했는데 결과는 찬성 9표, 반대 10표로 부결이었습니다.
국민의힘 구의원들이 주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이 소식이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구민들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부산해운대구의회 게시판에는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부산시민은 맞냐' '제정신인가' '왜 그 자리에 앉아있냐'는 등의 성토와 함께, "30년 동안 국민의힘만 찍어 왔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시는 국힘당 안 뽑는다"는 반응 등 불과 이틀 만에 200개 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해운대구의회 '의회에 바란다'와 '자유게시판' 두 곳에 18년간 900여 건의 글과 답글이 올라왔는데 이 가운데 25%가 최근 이틀 사이 작성된 겁니다.
그동안 해운대구의회는 구민들의 의견에 대부분 답장을 남겼는데, 국민의힘 구의원들을 질타하는 글에 아직까지는 답을 달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출처 : 유튜브 '해운대구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