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이윈드, 비만약 임상시험서 15% 감량
93%가 체중 5% 이상 감량, 위고비·마운자로 추월
신호물질 자극해 체중·혈당 이중 조절, 내년 허가
중국 기업이 개발한 비만 신약이 미국과 유럽의 선발 주자보다 낫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체중 감량 효과는 비슷하면서 혈당과 지방 대사 조절 능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약 업계는 중국이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 ‘신흥 강자’로 부상할지 주목하고 있다.
중국 항저우의 바이오 기업인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Sciwind Biosciences)는 비만 신약 후보물질 ‘에크노글루타이드’를 투여해 48주만에 평균 15% 이상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21일(현지 시각) 실렸다.
GLP-1 업그레이드, 혈당 정밀 조절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위고비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이다. 식욕 조절과 혈당 조절을 돕는 호르몬인 GLP-1을 모방해, 식사량을 줄이고 포만감을 늘리는 방식으로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사이윈드는 자사 비만 신약은 위고비와 달리 몸속 에너지를 조절하는 신호물질인 사이클릭 AMP(cAMP)를 더 정밀하게 자극한다고 밝혔다. 사이클릭 AMP는 당과 지방을 어떻게 쓰고 저장할지 조절한다. 이 경로를 정밀하게 조정하면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 효과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체중 감량 외에도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의 위험 인자를 개선하고, 지방간을 줄이는 효과도 보였다. 임상 3상 시험 결과, 에크노글루타이드 투약군의 93%는 최소 5% 이상 체중을 감량했다. 위고비(87%), 마운자로(85%)가 중국 임상시험에서 보인 결과를 넘어서는 수치이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현재 에크노글루타이드의 품목 허가를 심사 중이다. 빠르면 내년 초 승인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이윈드 측은 글로벌 제약사와 손잡고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HK이노엔이 이 약물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삼중 작용제로 ‘비만약 혁신국’ 노려
중국은 다양한 비만 신약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GLP-1 계열 약물은 물론, 글루카곤(GCG), 위억제펩타이드(GIP) 등 대사 관련 호르몬을 복합적으로 표적하는 이중·삼중 작용제까지 다수 임상시험에 진입해 있다. 업계는 중국이 단기간에 글로벌 비만 치료제 개발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고 평가한다.
지난 27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미국 일라이 릴리와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가 공동 개발한 ‘마즈두타이드’를 시판 허가했다. 마즈두타이드는 세계 최초로 GLP-1·GCG를 동시에 모방한 이중 작용제로, 미국 시장에서 위고비, 젭바운드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중국 유나이티드 래버러토리스는 GLP-1·GCG·GIP 세 가지 호르몬을 동시에 모방한 삼중 작용제 후보물질 ‘UBT251′을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은 체중 감량 외에도 만성 신장 질환, 지방간 질환, 제2형 당뇨병 등을 겨냥해 초기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다. 격주 투여가 가능한 최초의 GLP-1 계열 치료제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위고비 개발사인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3월, UBT251 글로벌 독점권을 최대 20억달러(한화 2조7000억원) 규모로 도입했다. 중국·홍콩·마카오·대만을 제외한 판권 계약이다.
간&리 파마슈티컬스(Gan & Lee Pharmaceuticals)도 GLP-1 계열 격주 투여 비만 치료제 ‘보팡글루타이드(Bofenglutide)’ 개발에 돌입했다. 현재 미국 내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젭바운드와 효과를 비교하는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제약 업계는 수년 내 중국발 비만 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니엘 드러커(Daniel Drucker)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현재 중국에서 수십 종의 GLP-1 비만 약물이 개발되고 있다”며 “중국이 비만약 분야의 새로운 혁신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Lancet Diabetes Endocrinol(2025), DOI: https://doi.org/10.1016/S2213-8587(25)00141-X
93%가 체중 5% 이상 감량, 위고비·마운자로 추월
신호물질 자극해 체중·혈당 이중 조절, 내년 허가
미국 일라이 릴리의 비만 주사 치료제 마운자로(미국명 젭바운드)와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주사 치료제 위고비./각 사
중국 기업이 개발한 비만 신약이 미국과 유럽의 선발 주자보다 낫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체중 감량 효과는 비슷하면서 혈당과 지방 대사 조절 능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약 업계는 중국이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 ‘신흥 강자’로 부상할지 주목하고 있다.
중국 항저우의 바이오 기업인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Sciwind Biosciences)는 비만 신약 후보물질 ‘에크노글루타이드’를 투여해 48주만에 평균 15% 이상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21일(현지 시각) 실렸다.
GLP-1 업그레이드, 혈당 정밀 조절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위고비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이다. 식욕 조절과 혈당 조절을 돕는 호르몬인 GLP-1을 모방해, 식사량을 줄이고 포만감을 늘리는 방식으로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사이윈드는 자사 비만 신약은 위고비와 달리 몸속 에너지를 조절하는 신호물질인 사이클릭 AMP(cAMP)를 더 정밀하게 자극한다고 밝혔다. 사이클릭 AMP는 당과 지방을 어떻게 쓰고 저장할지 조절한다. 이 경로를 정밀하게 조정하면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 효과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체중 감량 외에도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의 위험 인자를 개선하고, 지방간을 줄이는 효과도 보였다. 임상 3상 시험 결과, 에크노글루타이드 투약군의 93%는 최소 5% 이상 체중을 감량했다. 위고비(87%), 마운자로(85%)가 중국 임상시험에서 보인 결과를 넘어서는 수치이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현재 에크노글루타이드의 품목 허가를 심사 중이다. 빠르면 내년 초 승인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이윈드 측은 글로벌 제약사와 손잡고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HK이노엔이 이 약물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삼중 작용제로 ‘비만약 혁신국’ 노려
중국은 다양한 비만 신약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GLP-1 계열 약물은 물론, 글루카곤(GCG), 위억제펩타이드(GIP) 등 대사 관련 호르몬을 복합적으로 표적하는 이중·삼중 작용제까지 다수 임상시험에 진입해 있다. 업계는 중국이 단기간에 글로벌 비만 치료제 개발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고 평가한다.
지난 27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미국 일라이 릴리와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가 공동 개발한 ‘마즈두타이드’를 시판 허가했다. 마즈두타이드는 세계 최초로 GLP-1·GCG를 동시에 모방한 이중 작용제로, 미국 시장에서 위고비, 젭바운드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중국 유나이티드 래버러토리스는 GLP-1·GCG·GIP 세 가지 호르몬을 동시에 모방한 삼중 작용제 후보물질 ‘UBT251′을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은 체중 감량 외에도 만성 신장 질환, 지방간 질환, 제2형 당뇨병 등을 겨냥해 초기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다. 격주 투여가 가능한 최초의 GLP-1 계열 치료제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위고비 개발사인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3월, UBT251 글로벌 독점권을 최대 20억달러(한화 2조7000억원) 규모로 도입했다. 중국·홍콩·마카오·대만을 제외한 판권 계약이다.
간&리 파마슈티컬스(Gan & Lee Pharmaceuticals)도 GLP-1 계열 격주 투여 비만 치료제 ‘보팡글루타이드(Bofenglutide)’ 개발에 돌입했다. 현재 미국 내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젭바운드와 효과를 비교하는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제약 업계는 수년 내 중국발 비만 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니엘 드러커(Daniel Drucker)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현재 중국에서 수십 종의 GLP-1 비만 약물이 개발되고 있다”며 “중국이 비만약 분야의 새로운 혁신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Lancet Diabetes Endocrinol(2025), DOI: https://doi.org/10.1016/S2213-8587(25)00141-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