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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역량 있어, 원한다면 다시 시작 가능”
“농축 우라늄 일부 이동했을 가능성도”
지난 27일(현지시각)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미국 시비에스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방송은 29일(현지시각) 방송됐다. 방송 화면 갈무리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란이 몇 달 안에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인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농축 우라늄의 행방에 대해서도 “일부가 공습 결과 파괴되었을 수도 있지만, 일부는 이동되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각) 미국 시비에스(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역량에 대해 몇 달이면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핵 재건 능력의 진실’을 묻는 질문에 “그들(이란)의 역량은 이미 충분하다. 몇 달 안에, 그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도 몇 개의 원심 분리기를 가동해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솔직히 모든 것이 사라졌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핵 프로그램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완전한 피해는 아닌 것은 분명하다. 또 이란은 충분한 역량, 산업·기술적 역량이 있다. 그들이 원한다면 다시 이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 물질이 어디에 있는지, 또는 그 일부가 12일 동안 공격받았을 가능성이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일부는 공격의 일환으로 파괴되었을 수도 있지만, 일부는 이동되었을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미국 정부가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이 수십년 후퇴했다고 밝힌 것과 다른 주장이다. 미국 언론들은 미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보고서 등을 근거로 이번 공습이 핵 시설을 충분히 파괴하지 못했고,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수개월 지연시켰을 뿐이라는 보도를 하며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의 이런 발언은 이란 핵 개발 능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주장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5월 보고 등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순도 60% 이상의 농축 우라늄을 408㎏ 축적하고 있다. 60% 이상 농축 우라늄은 기존 포르도 시설에서는 2∼3일 안에 무기급 우라늄으로 농축할 수 있고, 3주 안이면 핵무기 9~10개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농축 우라늄 총량은 약 9247㎏에 달한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이 미국의 공습을 받지 않은 이스파한 핵 시설 등에 분산되어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1일(미국 동부 기준) 미국이 이란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 핵 시설 3곳에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공중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MOP) ‘GBU-57' 14발을 투하했다고 알려졌으나, 27일 댄 케인 미군 합참의장은 이란 핵 시설 3곳 중 하나인 이스파한이 너무 지하 깊이 있어 벙커버스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르도 시설에 12발, 나탄즈 시설에 2발이 떨어졌다. 이날 시엔엔은 미국은 이란의 농축 핵물질 대부분이 이스파한과 포르도에 매장된 것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26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펜타곤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함께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이 이란 핵 시설 공격에 사용된 벙커버스터 투하 시험 영상을 공개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버지니아/AFP 연합뉴스

이날 인터뷰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국제원자력기구에 제출된 이란의 정보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부족함이 있었고, 이란이 우리에게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몇 가지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검사 작업을 꾸준히 진행됐다. 원심분리기 수와 자재량과 같은 민감한 부분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시비에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농축은 양도할 수 없는 우리의 권리”라며 “우리는 이 권리를 이행하고자 한다”며 “농축은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란은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바니 대사는 이란 핵을 사찰하고자 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사관 등에게 위협을 가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가 29일(현지시각) 미국 시비에스 방송에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방송 화면 갈무리

위성사진 제공 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27일(현지시각) 촬영한 이란 포르도 핵 시설(FFEP) 모습. 미국은 21일(현지시각) 이란의 포르도 등 핵 시설에 지하 60m 이상 시설물 파괴가 가능한 벙커버스터 등을 투하해 이란 핵 개발 능력을 수십년 후퇴시켰다고 주장했으나,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농축 우라늄의 행방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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