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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시시티브이) 모습. 김선영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 지회장이 손팻말로 카메라 화면을 막고 있다. 김선영 지회장 제공

경찰을 스티로폼 손팻말로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금속노조 간부의 무죄가 확정됐다. 시위 현장에서 폭행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 없이 시위 참가자와 경찰관의 단순한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는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해선 안 된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수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희석)는 지난 18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선영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 지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가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김 지회장은 2022년 11월24일 서울 강남구 현대자동차 건물 앞에서 비정규직 자동차 판매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집회 소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을 채증하려고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밀자, 김 지회장은 스티로폼 손팻말(가로 60㎝, 세로 89㎝, 두께 0.7㎝)로 이를 가렸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은 김 지회장의 뒷목을 제압해 쓰러뜨리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김 지회장은 체포 이유를 제대로 고지받지 못했다. 경찰관은 김 지회장이 내민 손팻말로 본인 손가락에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김 지회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김 지회장의 행위 자체가 폭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찰관 얼굴 앞으로 손팻말을 들어 올릴 때 흔들렸다는 이유만으로 폭행 의사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재질과 크기, 무게 등에 비춰 손가락에 상처를 줄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경찰관이 김 지회장을 체포한 직후 손팻말을 휘둘렀다는 언급 없이 ‘욕을 했다’는 말을 할 뿐 경찰의 체포 사유도 일관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은 더 나아가 경찰관의 채증 행위 자체가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집회는 신고를 마친 범위 내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채증의 필요성과 긴급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당시 집회 소음이 허용 기준을 넘어섰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범죄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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