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자료제출 놓고 설전도…羅 "증여세 낸 자료도 줘야"·金 "안 보시더라"
친한계 김종혁 "쾌적 장소서 김밥에 스벅커피가 농성?"…장예찬 "韓 연예인병 말기"
나경원 의원 만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총리 지명 철회 등을 촉구하며 나흘째 국회 본청에서 농성 중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5.6.30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조다운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30일 총리 지명 철회 등을 촉구하며 나흘째 국회 본청에서 농성 중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찾았다가 자료 제출 문제 등을 놓고서 설전을 벌였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20분께 국회 로텐더홀을 지나다 농성 중인 나 의원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김 후보자가 나 의원에게 "식사는?"하고 묻자 나 의원은 "김밥 먹었죠. 웰빙(농성이라고 하는데) 나는 언제 단식한다 그랬나"라고 답했다.
이에 김 후보자가 "단식하시는 건 아니고요? 단식은 하지 마"라고 하자, 나 의원은 "단식을 왜 해요"라고 받아쳤다.
나 의원과 함께 농성장에 있던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단식해도 안 내려올 거잖아. 단식하면 내려올 거야?"라며 핀잔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어떤 일로 왔냐'는 나 의원의 물음에 "국회에 온 것"이라며 "수고들 하시라"고 하자, 나 의원은 "민주당 같으면 '물러가라' 이런 것을 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본격화했다.
나 의원이 김 후보자를 향해 "자료 좀 내요. 자료 좀"이라며 쏘아붙이자 김 후보자는 "자료 다 갖다 드렸는데 보지를 않고 (인사청문회장에) 들어오시니까"라고 응수했다.
이에 나 의원은 "마지막에 증여세 낸 것 자료를 (내라)"고 재차 말하자, 김 후보자는 "다 냈는데 보질 않으신다. 주진우 의원이 사과하셨으면 나머지까지 다 드리려고 했다. 자료를 다 드렸다. 그런데 그걸 안 보시더라고"라고 한 뒤 자리를 떴다.
이들이 옥신각신했던 자료 제출 문제는 김 후보자의 청문회 쟁점이었다.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재산 관련 의혹 해명을 위해 납세 증명서 등 입증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국민의힘은 상당수 자료가 미제출됐다며 반발했다.
결국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됐고,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발목 잡기에 골몰한 국민의힘 탓으로 책임을 돌렸다.
나경원 의원 만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총리 지명 철회 등을 촉구하며 나흘째 국회 본청에서 농성 중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5.6.30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이날 나 의원은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범죄 혐의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로 총리직에 앉히겠다는 발상은 결국 '대통령 리스크 방탄 내각'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또 "여당이 법사위까지 장악하려는 이유는 모든 법안을 여당 입맛대로 통과시키겠다는 '입법 독재'의 선언이며 '이재명 대통령 방탄'이라는 검은 의도"라며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돌려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지난 27일부터 김 후보자 지명 철회와 민주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며 로텐더홀에서 철야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나 의원의 농성을 '무더위를 피하는 캠핑 농성', '웰빙 농성'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병주 최고위원은 "얄팍한 정치적 술수로 국정을 흔들지 마시라"며 "김밥, 커피, 선풍기, 텐트까지 동원한 웰빙 캠핑으로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2023년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단식했던 일을 거론하며 "정작 단식과 농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민주당이 전문이지 않나. 민주당은 나 의원의 진정성을 비하하지 말고 협치의 길로 나오라"고 했다.
나 의원의 농성을 두고 당내 친한(친한동훈)계와 구주류는 온도 차를 보였다.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넓고 쾌적한 국회 본청에서 최고급 같은 텐트치고 김밥과 스타벅스 커피 드시면서 화보 찍듯 활짝 웃고 손 선풍기 앞에 놓고 책 읽고 있는데 국민이 이걸 농성이라고 생각할까"라며 "보여주기식 정치, 이제 정말 그만 보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주류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친한계를 겨냥해 "어떻게든 같은 당 의원의 농성과 투쟁도 비하하는 뒤통수 본능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나 의원의 농성이 웰빙이면 엄중한 시국에 새우깡 먹으면서 기타 치고 라방(라이브방송)하는 한동훈은 웰빙을 넘어 연예인 병 말기 아니냐"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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