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실권자와 통화서 저자세
탄핵·불신임 위기… 지지율도 급락
탄핵·불신임 위기… 지지율도 급락
사진=EPA연합뉴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38·사진) 총리가 최근 캄보디아 실권자와의 외교 통화에서 자국군 사령관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탄핵 및 불신임 위기에 직면했다. 통화 내용 공개 이후 수도 방콕에서는 총리 사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30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패통탄 총리는 6월 15일 캄보디아 훈센 전 총리(현 상원의장)와의 통화에서 그를 ‘삼촌’이라고 부르며 캄보디아 접경 지역을 담당하는 태국군 제2사령관을 “반대편 사람” “멋있어 보이려 한다”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지난 5월 말 접경지에서 소규모 총격전이 벌어져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뤄진 통화였는데, 이 내용이 훈센에 의해 공개되면서 패통탄의 자국군 폄하와 저자세 외교가 도마 위에 올랐다.
패통탄은 ‘협상 전략’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후폭풍이 이어졌다. 품짜이타이당이 연정에서 탈퇴한 데 이어 총리 불신임을 추진키로 했다. 오는 3일 본회의 때 불신임안을 제출할 예정인데, 패통탄과 집권 프아타이당 입장에선 이탈 표가 나올 수 있어 부결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보수 진영이 장악한 상원은 헌법재판소에 총리 탄핵을 청원했다. 헌재는 1일 탄핵 청원 접수를 검토할 예정이다.
여론도 악화일로다. 지난 28일 방콕 전승기념탑 주변에 시민 1만여명이 모여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 여론조사에 따르면 패통탄의 지지율은 지난 3월 30.9%에서 6월 말 9.2%로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