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밀착해 치과 X선 검사에도 활용 가능
중국 과학자들이 유방암 검사의 불편함과 통증을 줄여줄 엑스(X)선 섬유를 개발했다. /Daria Artemenko, Alamy
중국 과학자들이 유방암 검사의 불편함과 통증을 줄여줄 엑스(X)선 섬유를 개발했다. 기존 검사에선 딱딱한 판 사이에 몸을 대도록 하고 짓누른다. 이번에 개발한 섬유는 유연하게 휘어지기 때문에 그런 불편 없이 유방암을 검사할 수 있다.
시양(Yang Si) 동화대 섬유과학기술혁신센터 교수와 양양(Yang Yang) 저장대 광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X선에 노출되면 빛을 내는 섬유 ‘엑스웨어(X-Wear)’를 개발했다”고 지난 28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X선 검사는 감광 소자가 인체를 통과한 X선을 흡수해 가시광선으로 바꾸는 원리다. 조직에 따라 X선의 통과량이 달라 인체 내부를 구별할 수 있다. 뼈를 통과하는 X선은 적어 필름 감광이 적게 돼 희게 나타나고, 근육은 X선이 많이 통과하기 때문에 필름의 감광이 많아 검게 나타난다.
딱딱한 감광 소자를 쓰는 의료 장치는 부피가 크고 사용하기 불편할 수밖에 없다. 유방암 검사에서 몸을 판에 대고 압박하는 것도 인체를 통과한 X선을 감광 소자로 흡수하기 위한 과정이다. 감광 소자를 부드럽게 휘어지는 X선 섬유 형태로 만들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연구진은 엑스웨어는 브래지어처럼 만들 수 있어 신체를 압박하지 않으면서 유방암 조직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유방암 검사(왼쪽)는 딱딱한 기판에 신체를 대고 압박하면 X선이 인체를 통과하고 감광 소자(scintillator)가 이를 가시광선을 바꾼다. 최종적으로 광검출기(photodetector)가 빛을 받아 영상을 만든다. 중국 연구진은 감광 소자를 딱딱한 기판 대신 유연한 섬유 형태(X-Wear)로 만들어 신체 압박 없이 영상을 얻을 수 있다./ National Cancer Institute
연구진은 가돌리늄 산화물에 유로퓸 조각을 박아 기다란 섬유를 만들고 직물처럼 엮었다. 가돌리늄과 유로퓸은 둘 다 희토류다. 가돌리늄은 의료 영상에서 원하는 곳을 더 밝게 보여주는 조영제(造影劑) 재료로 쓰이고, 유로퓸은 X선을 빛으로 바꾸는 금속으로 납과 굳기가 비슷해 잡아 늘릴 수 있다. 덕분에 신체 구조에 맞춰 구부러지는 섬유를 만들 수 있었다.
엑스웨어 섬유로 신체를 촬영하면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섬유를 500번쯤 비틀고 구부리거나 습한 환경에 50시간쯤 노출해도 괜찮았다. 최대 섭씨 400도에서도 섬유 형태가 유지됐다. 방사선 차폐(遮蔽) 효과도 70%쯤 보였다.
연구진은 엑스웨어 섬유를 유방암은 물론 치과 검사에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구불구불한 입 안에 섬유를 밀착시켜 잇몸이나 치아 내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건강 관리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엑스웨어 섬유를 부상을 당한 부위에 두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골절 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면서 “다만 현재로선 최대 0.25㎡ 크기까지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의료용 장비에 맞춰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참고 자료
Science Advances(2025), DOI :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v5537
조선비즈
홍다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