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짱 여행객 익사 사고에 유족 온라인 글 게시
안전요원 태만, 구조 후 늑장 대응 문제삼아
"현지 공안, 철저히 리조트 편만 들어" 주장
"진상 규명해야 한을 풀 수 있어" 조언 요청
베트남 나트랑.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베트남 유명 휴양지 냐짱(나트랑)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리조트 측 과실로 익사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 여행 카페에는 27일 '제 가족이 냐짱 여행 중 리조트 과실로 죽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현지분들께서 보신다면 도움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제부(여동생 남편)가 가족 여행 중 리조트에서 익사 사고로 이틀 전 사망했다. 리조트는 이 카페에서도 인기가 많은 곳"이라고 운을 뗐다.
A씨는 "리조트에서 폐쇄회로(CC)TV 공개를 거부해 경찰서까지 가서 난리 친 끝에 겨우 열람했다"며 리조트 측 사고 대응 과정을 문제 삼았다. 먼저 "급격히 거세진 파도로 제부가 튜브 하나에 의지해 떠내려가는 20분간, 안전요원은 멍 때리고 앉아있었다"며 늑장 구조를 주장했다. 이어 "(제부를) 육지로 옮겨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30분간 앰뷸런스는 부르지도 않았고 결국 앰뷸런스는 사고 한 시간 뒤에나 도착했다"고 했다. A씨는 "리조트에서는 이제 하다 하다 '심장병 있던 거 아니냐'고 발뺌 중"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현지 수사당국이 편파적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저희가 경찰서에 찾아갔지만 현지 공안은 철저하게 리조트 편"이라며 "온갖 말장난과 현지 법령을 운운하며 가족들 진만 빼놓고 리조트에서 얼떨결에 내준 증거조차 쥐고 안 놔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망 사건과는 관련도 의미도 없는 질문으로 진 빼기용 취조만 하는데 눈이 돌 뻔했다"며 "오늘 조서 꾸미는데 저희를 되려 가해자처럼 몰더라"고 맹비난했다.
A씨는 "하루아침에 남편 잃은 제 동생은 실신 직전이고 아이는 아빠 잃은 충격에 말도 못 하는데 여긴 티끌만큼의 인정도 없다"며 "네 살 아이가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했고 제부 장례도 치러야 해서 가족들이 마냥 냐짱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진상 규명 실마리라도 잡아야 가족들의 한을 조금은 풀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조언을 구했다.
고인이 아주버님(손위 시누이의 남편)이라고 밝힌 B씨는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가이드라인도 없는 바다에서 네 살 아이와 함께 물놀이하다가 큰아주버님이 익사했다"며 "안전 요원이 있었지만 딴짓 하는 사이 아주버님은 바다에 떠올랐고 아이는 옆에서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제대로 된 조치도 못 하고 화장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마지막 인사도 못 하고 유골함만 바라봤다"며 "이제 장례식 마지막 날 가족묘로 가고 있다. 누군가에겐 행복한 바다였겠지만 너무나 잔혹하다"며 슬퍼했다.
한국일보
김수미 인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