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 올여름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27일 대구 서구 평리공원 바닥분수에서 어린이가 물장난을 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여름 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울렸다. 기상청이 올해 처음 서울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하면서다. 밤에는 전국이 열대야 영향권에 들면서 온종일 ‘찜통더위’에 시달리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늘(30일) 정오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경기 과천, 성남, 구리, 화성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 경기 가평과 광주는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이틀 이상 지속될 때,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일 때 발효된다.
밤에도 열기가 쉽사리 식지 않고 있다. 장마가 빨리 시작돼 습도가 높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들어 첫 열대야가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열대야는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서울의 열대야 발생 일수는 3년 내 두 배 이상 늘었다. 서울 열대야 일수는 2020년 13일에서 2021년 21일, 2022년 24일, 2023년 25일, 지난해 48일을 기록했다. 대구, 포항, 밀양, 광주 등 남부지방에서는 일찌감치 열대야가 나타났고, 광주는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빠른 열대야 발생일(6월 19일)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열대야 확산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을 꼽는다. 올해 한국 주변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0.5도 높아 수증기 발생량이 증가했고, 고온다습한 남풍 유임돼 고열 지속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도 높은 더위로 몸살을 앓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열흘 전부터 미국은 열돔 현상으로 인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24일 기준 뉴욕과 보스턴의 낮 최고 기온은 37도를 넘었고, 워싱턴DC와 필라델피아의 낮 최고기온은 40도에 육박했다.
일본은 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이른 폭염이 시작됐다. 지난 20일 야마나시현 고후시는 38.2도를 기록했으며, 군마현(37.7도)과 시즈오카현(37.6도)도 평년을 10도 가까이 웃도는 폭염이 발생했다. 이례적인 폭염으로 인해 일본 전역에서 1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비즈니스
고송희 인턴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