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출석할 땐 지하출입 요구
박지원 “지지층 동정심 노린 술책”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윤 전 대통령이 미는 휠체어에 탄 채 퇴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 수사를 앞두고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휠체어를 타고 퇴원한 것을 두고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술책”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김씨의 행태가 “자기 지지층을 자극하려고 그러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울증 등을 이유로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던 김씨는 27일 윤 전 대통령이 미는 휠체어에 탄 채 병원을 빠져나온 바 있다.
박 의원은 “자기(윤 전 대통령)는 특검에 출두하면서 ‘지하통로로 해서 비공개로, 사진이 안 찍히겠다’ 했는데 김건희는 또 휠체어를 밀고 다니면서 공개적으로 사진을 찍힌다?”라며 ‘의도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그렇게) 노출시켜서 ‘내 와이프가 이렇게 아프다’, ‘내가 이렇게 건재하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국민들로부터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술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김씨가 차 앞에) 도착해서는 벌떡 휠체어에서 일어나서 걸어 들어갔다, (퇴원 뒤) 집 안에서는 돌아다닌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김씨야) 돌아다닐 수 있지만,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자기가 출두하는 것은 사진 안 찍히겠다면서 자기 부인을 휠체어로 몰고 가는 것은 공개하고, 그게 뭐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런 연출에 지지자들을 결집시켜 특검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다며 “그걸 노리는 것 자체가 한심하다.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건희씨가 지난 27일 퇴원할 때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함께 한 모습. 연합뉴스
박 의원은 김씨 수사에 대해 “(고가 목걸이 등으로 로비한 의혹이 있는) 통일교 문제를 맨 먼저 특검에서 치고 들어갈 것”이라며 “그래야 구속영장 청구도 쉽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될 가능성에 대해 “(동시에 구속) 해야 한다”며 “윤건희(윤석열+김건희) 구속 안 하면 대한민국 5200만 국민 누구도 구속할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도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병원에 들어간 것 자체가 좀 이상했다”며 “‘나 지금 아파. 수사받으러 가기 쉽지 않아. 조사받기 쉽지 않아’ 이런 얘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그러나 “지금 상황은 저런 게 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특검이) 오히려 조금 더 가증스러워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겨레
송경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