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폭격을 결단하는 과정에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레이엄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과시적 욕구’를 자극해 이란 핵시설 공습을 설득했다는 것이다.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WSJ에 따르면 당초 트럼프는 이란 핵시설 공격에 소극적이었다. 대다수 주변 참모들도 중동 분쟁에서 손을 떼라고 권유했다. 이에 공화당 내 전통적 외교정책을 고수하는 그레이엄이 트럼프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신문은 “그는 바로 트럼프의 ‘공로 인정 욕구’에 호소했다”고 전했다.

그레이엄은 “당신이 이 결정을 내리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입은 타격을 회복할 수 있다”며 트럼프를 설득했다고 WSJ에 말했다. 미국은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결정했지만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테러로 미군 13명이 사망하고, 탈레반이 곧바로 재집권하면서 준비 부족 등에 대한 비판이 크게 제기됐다.

아울러 그레이엄은 트럼프에게 “이스라엘이 정말 훌륭하게 해냈지만, 우리도 이 일에 흔적을 남겨야 한다”며 “이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에게 “전 세계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가장 큰 일 중 하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것”이라며 “공격할 거면 필요한 것보다 더 강하게 하라”고도 조언했다. 이에 트럼프도 동의했다고 한다.

WSJ는 공화당의 전통적 주류인 그레이엄이 미국의 군사 개입 여부를 놓고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과 갈등을 빚어온 것에 주목했다. 공군 법무관 출신인 그레이엄은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주로 활동하며 대외 정책에서 미군의 군사력 개입을 지지해왔다. 이번 이란 공습을 두고 마가 진영이 찬반 양론으로 분열됐지만, 트럼프가 결국 이란의 핵시설 폭격을 승인하면서 그레이엄의 영향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을 관람한 날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린지 그레이엄 X 캡처
트럼프와 그레이엄의 인연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로 맞붙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모든 예비주자가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웠듯이 그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2017년 트럼프 1기 출범 후 그는 골프 파트너로 트럼프와 친분을 쌓으며 충성파로 거듭났다. WSJ는 “그레이엄은 트럼프와 때때로 굴욕적이기까지 한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관계를 이어왔다”며 “그럼에도 다시 트럼프의 핵심 측근으로 돌아왔고, 국내 문제에 집중하려는 트럼프의 성향을 누그러뜨려 이란에 대한 고위험 공격을 승인하도록 설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617 시설 좋고 일반인 얼씬못해 유명인사 단골…‘특권’ 표본 랭크뉴스 2025.07.03
50616 대통령의 소통방식…SNS, 타운홀미팅 등 ‘직접소통’ 방점[취임 한 달] 랭크뉴스 2025.07.03
50615 “이 생각 왜 못했지”…한발 빠른 이들은 마통 늘렸다 [S머니-플러스] 랭크뉴스 2025.07.03
50614 [해커와의 전쟁]② ‘챗GPT’인 줄 알았는데 로그인하니 ‘악성코드’가… AI로 무장한 ‘딥피싱’ 확산 랭크뉴스 2025.07.03
50613 [2025 하반기 부동산 전망]③ 대출 규제는 ‘미봉책’…주택 공급이 시장 안정 키 랭크뉴스 2025.07.03
50612 ‘440억 다주택자’ 장관, ‘김앤장 출신’ 민정수석…민주당에 낯선 인선 랭크뉴스 2025.07.03
50611 이재명 정부 첫 달 '한은 마통' 18조원 썼다 랭크뉴스 2025.07.03
50610 홈플러스 매각 본격화… 통매각·분할·청산 시나리오 ‘삼중 전개’ 랭크뉴스 2025.07.03
50609 청약시장 10억 ‘줍줍’ 힘들어졌다… “소형 평수 경쟁 치열” 랭크뉴스 2025.07.03
50608 [단독] 대통령실, 대미협상 '컨트롤타워TF' 만든다... 트럼프 협상 종합관리 랭크뉴스 2025.07.03
50607 美-베트남 무역합의…"베트남산 상호관세 46→20%·미국산 '0%'"(종합2보) 랭크뉴스 2025.07.03
50606 [속보] 뉴욕증시, 미-베트남 무역합의에 상승…S&P 500 최고가 경신 랭크뉴스 2025.07.03
50605 갑자기 찾아온 광복…통합 외친 김구 "친일파 처리는 이렇게" [창간 60년 연중기획③] 랭크뉴스 2025.07.03
50604 2분 고민하고 아빠는 지옥의 2주를 보냈다 [유예된 죽음] 랭크뉴스 2025.07.03
50603 국회, 오늘 김민석 인준 표결…합의 처리 여부 주목 랭크뉴스 2025.07.03
50602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정부, 카드론도 제한 랭크뉴스 2025.07.03
50601 빠르게 문제 해결하는 '행정가 대통령'... "포퓰리즘은 경계를" [이 대통령 취임 1달] 랭크뉴스 2025.07.03
50600 "월급 받으며 회사 탈탈 털었다"…전세계서 2조원 훔친 직원, 누구길래? 랭크뉴스 2025.07.03
50599 [단독] 최상목·이상민 출국금지…한덕수 14시간 소환조사 랭크뉴스 2025.07.03
50598 李대통령, 오늘 '취임 한달' 기자회견…"질문에 겸허히 답할 것" 랭크뉴스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