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 순간] 베이비 하이킹 클럽
걸음마 땐 아기들의 ‘애기봉’ 등정기
참가비 5천원씩 모아 나무 심기까지
베이비 하이킹 클럽 이찬이군(왼쪽부터), 최가온양, 김서라양이 1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애기봉에 떡뻥을 먹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초록빛 가득한 산길에서 아기들의 옹알이 소리가 들린다. 초여름 낮더위가 한풀 꺾인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작은 장난감과 치아 발육기, 물통 등이 달린 등산용 캐리어에 아기를 태운 엄마들이 나란히 산을 오르고 있다.

“여기, 미끄러워요. 조심하세요.”

가장 앞선 손서경씨가 뒤따라오는 일행을 위해 길 상태를 알려준다. 아기들은 익숙한 듯 주위를 둘러보며 새소리에 손짓한다. 산에서 내려오는 어르신을 향해 작은 손을 흔들자 “아이고, 예뻐라” 하며 함박웃음 인사가 돌아온다.

20분을 올라 애기봉에 도착하니 아기들이 캐리어에서 내려달라 아우성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들이 널따란 바위 위에 철퍼덕 앉아 자연스럽게 모래를 가지고 논다. 간단한 인증 사진 촬영이 끝난 뒤 애기봉 비석 옆에 쪼르르 앉은 아기들은 산바람을 맞으며 아기 간식 ‘떡뻥’을 즐긴다. 그 모습을 보는 엄마들은 또 한번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며 웃는다.

베이비 하이킹 클럽 회원들이 1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애기봉에 오르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이들은 부모와 아기가 함께하는 등산모임 ‘베이비 하이킹 클럽’(베하클) 회원들이다. 지난해 9월 오언주씨가 시작해 1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동안 회원 수가 벌써 880명이다. 아기들까지 합하면 1500명이 넘는다.

“부모와 아기가 자연 속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베하클’은 일주일에 한번 정기모임을 비롯해 서울 둘레길 걷기, 공원 산책, 달리기 등 다양한 ‘번개 모임’을 회원들 스스로 운영한다. 등산용 캐리어가 아니어도 아기띠나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올라갈 수 있는 산길도 많다. 그동안 모임마다 참가비 5천원씩을 모아 나무 심기에 써달라며 환경재단에 기부했다. 지난해는 70그루를, 올해는 더 많은 나무를 기부할 예정이다.

아기와 함께하는 등산의 매력이 뭘까? “시간이 빨리 가요.” “애 낳고 떨어진 체력이 좀 올라와요.” “내가 좋은 엄마가 된 기분이에요.” “아기가 잠을 잘 자요.” ‘웃픈’ 대답부터 마음이 찡해지는 답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함께 산을 오를 뿐만 아니라 일상을 공유하며 서로 위로와 응원을 주고받는다. 오씨는 “출산하고도 재밌게 지낼 수 있어요. 그게 제일 행복한 거잖아요. 아이들한테도 좋지만 엄마들한테 진짜 좋아요”라며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기를 바랐다.

‘베이비 하이킹 클럽’ 회원들이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애기봉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손서경씨와 딸 장서우양, 강희경씨와 딸 최가온양, 오언주씨와 아들 인주호군, 김하진씨와 아들 이찬이군, 전유진씨와 딸 김서라양.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 하이킹 클럽 회원들이 1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애기봉에 오르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 하이킹 클럽 회원들이 1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애기봉에 올라 사진을 찍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 하이킹 클럽 인주호군(왼쪽)과 장서우양이 1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애기봉에 모래놀이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베이비하이킹클럽 회원들이 1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불암산 애기봉에 올라 사진을 찍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998 내란 특검 “5일 오전 9시 출석” 사실상 최후통첩···윤석열, 출석 방침 랭크뉴스 2025.07.01
49997 [단독] 통일교 파일 “윤핵관, 원정도박 압색 흘려줘”…김건희 특검이 수사 랭크뉴스 2025.07.01
49996 “나경원, 농성을 출판기념회 하듯”…드루킹 단식 김성태의 진단 랭크뉴스 2025.07.01
49995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데…'이 병' 감염 환자 살리려다 의료진 7명까지 랭크뉴스 2025.07.01
49994 시청역 참사 1주기 날, 또 인도로 돌진…40대 남성 참변 랭크뉴스 2025.07.01
49993 '시청역 참사' 1주기 날에…상암동서 차량 인도 돌진, 1명 사망(종합) 랭크뉴스 2025.07.01
49992 "검찰 해체 표현 부적절" "충분 소통"… 정성호, 여권 강경파와 결 다르다 랭크뉴스 2025.07.01
49991 시진핑, ‘권력 이상설’ 차단…중앙회의·학습 주재하며 건재 과시 랭크뉴스 2025.07.01
49990 윤 정부와 날 세운 임은정 깜짝 발탁, 좌천된 김태훈도 기사회생···검찰개혁 위한 ‘사전작업’ 랭크뉴스 2025.07.01
49989 노동계 1만1천260원·경영계 1만110원…최저임금 4차 수정안(종합) 랭크뉴스 2025.07.01
49988 내년 최저임금 시급 1만100원 넘는다 랭크뉴스 2025.07.01
49987 특검, 尹 오전 5일 출석시간 9시→10시 조정 요청 거부 랭크뉴스 2025.07.01
49986 [단독] 1년 새 가치 9배 오른 태양광발전소, 정동영 두 아들도 가등기 랭크뉴스 2025.07.01
49985 "검찰 무너져내리는 듯‥올 것이 왔다" 체념도 랭크뉴스 2025.07.01
49984 상암동서 전기차 인도로 돌진…차에 깔린 남성 심정지 랭크뉴스 2025.07.01
49983 [여적] 딱 걸린 ‘내란 대행’, 한덕수 랭크뉴스 2025.07.01
49982 부천 상가건물 옥상서 50대 남성 시신 발견…경찰 수사 랭크뉴스 2025.07.01
49981 한성숙 재산 스톡옵션 포함 440억원…역대 최고 부자 장관되나 랭크뉴스 2025.07.01
49980 "국내 증시 조정 겪을 것…배당·커버드콜 ETF로 대비" 랭크뉴스 2025.07.01
49979 한나절 만에 다시 ‘이진숙 1인 체제’···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 면직 재가 랭크뉴스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