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앵커]

두 번째 키워드 '무리한 재건축 수주전, 건설사 건전성 주의보'라고 하셨네요.

주요 아파트 단지 재건축 재개발이 사업성이나 상징성이 커서 건설사들이 무리하게 수주에 나선다, 이 얘긴가요?

[답변]

네, 최근 재건축, 재개발 공사 수주를 위한 건설회사 간 경쟁이 도를 지나쳤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초저금리로 집값보다 큰 이주 비용을 빌려주겠다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곳도 적지 않다는데, 건설사들이 사실상 조달 금리 이하로 막대한 자금을 융통해 주겠다는 뜻이어서 몇 년간 자금 사정이 여의찮았던 건설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상장사라면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입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주겠다고 하는 건가요?

[답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우성7차 입찰에 나선 삼성물산은 이주비 대여 한도로 주택담보대출비율, LTV 150%를 제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기존 주택 가격이 20억 원 정도라면, 150%로 계산해 30억 원까지 이주비로 꿔주겠단 뜻입니다.

경쟁 중인 대우건설도 집값의 100%까지 돈을 빌려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정부가 긴급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수도권과 규제 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를 집값이나 신용과 무관하게 6억 원으로 제한한 걸 고려하면,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조건입니다.

[앵커]

강남권 재건축에만 해당하는 아주 특별한 사례인가요?

아니면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경우가 있는 건가요?

[답변]

네, 상징성이 큰 한강 벨트나 대단지라 사업성이 큰 곳에선 LTV 100%를 초과하는 이주비 대출 제시가 사실상 관행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포스코이앤씨는 LTV의 160%를, 현대산업개발은 150%를 이주 대여비로 제시했습니다.

앞서 1월에 시공사를 정한 용산구 한남4구역에서도 삼성물산은 LTV 150%, 현대건설은 100%를 제안했습니다.

[앵커]

정부의 전격적인 조치로 사실상 수도권 아파트 구입에 받을 수 있는 최대한도가 6억 원에 묶였지만, 기존에도 건설사들이 제공하는 저런 조건의 대출은 불가능했지요?

[답변]

맞습니다.

규제가 나오기 전에도 서울 조정대상지역 무주택자 주택 매입 LTV는 최대 50%, 비조정대상지역에서도 최대 70%를 적용해 왔습니다.

100% 초과는커녕 집값과 동일한 금액의 대출도 불가능했습니다.

[앵커]

빌려주겠다는 이주비의 규모도 놀라운데 이자율도 아주 파격적으로 낮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자 일부 건설사는 양도성 예금증서, CD 금리에 가산금리 0% 혹은 0.1%를 더한 초저금리만 받겠다고 합니다.

현재 CD 금리가 2% 중반대니까 2.6~2.7% 금리에 수십억 원을 빌릴 수가 있다는 얘깁니다.

반면 시중은행에선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거의 어렵고, 드물게 대출이 나온다고 해도 정부의 총량 관리 요구에 4% 아래론 대출받는 게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 지난주 정부의 긴급 조치로 대출이 막힌 일반 국민들은 '허탈하다' 토로합니다.

[앵커]

그런데 아무리 공사를 따내기 위한 거라 해도 요즘처럼 금리가 높은 때에 건설사들이 저렇게 막대한 초저금리 자금 공급을 할 수 있는지 우려도 되는데요?

[답변]

맞습니다.

최근 일부 대형 건설사 주가가 정부의 공급 정책과 금리 인하, 원전 수주 및 해체 기대감에 단기 급등한 건 사실이지만, 건설업의 업황 자체가 근본적으로 나아진 건 아닙니다.

따라서 보유 현금이 충분치 않은 건설사들이 고리에 빚을 내 저리로 장기 대출을 내준다는 게 실제론 불가능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경우 공사를 따내도 조합과 갈등을 빚어 실제 공사가 상당히 지연될 수 있습니다.

또 설사 무리해서 조합원 이주비를 빌려준다 해도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해쳐서 분양 이후에나 회수될 자금이 너무 길게 묶이면 공사를 수주해도 회사가 휘청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나저러나 너무 무리하면, 도리어 승자의 저주에 시달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4402 ‘풀 액셀’ 밟자 경고음만…‘페달 오조작 방지’ 차량 직접 타보니[시청역 차량 돌진 사고 1주기] new 랭크뉴스 2025.06.30
54401 [단독]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공사비 미지급’ 피소…“5억 원 상당” new 랭크뉴스 2025.06.30
54400 30조 추경 두고 여야 공방… 與 "비수도권 쿠폰 추가" 野 "세금 선물이냐"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99 국산화 성공한 혈액 투석 필터, 실제 임상 사용 시작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98 정성호 “검찰개혁, 여야 협의 거쳐야···검찰청 이름도 바뀔 것”[스팟+터뷰]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97 홍준표 "아무리 혐오스러워도 정치 떠나 살 수 없다"… 정계 복귀 시사?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96 '총리 지명 철회' 나경원 농성장 찾은 김민석 "단식하는 건 아니죠?"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95 "나만 돈 내고 탔나?"…서울지하철 부정승차 5만건, 벌금 내고도 계속 탄다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94 수년간 동급생 집단폭행…학폭 가해 청양 고교생 4명 퇴학 처분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93 정청래 “검찰청 폐지 뉴스, 추석 귀향길에 들리도록 하겠다”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92 봉욱 민정수석, 尹 정부 출범 직후 '검수완박' 사실상 반대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91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서부지법 난입해 문 걷어차놓고 “판사실인지 몰랐다” 궤변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90 [영상]“손가락 물리면 잘릴 수도”…인천 공원에 출몰한 ‘16kg’ 늑대거북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89 “걱정돼서 왔어요”…첫 영업일 대출 창구 어땠나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88 남편 ‘코로나 주식’ 매입 의혹에…정은경 “보도에 잘못된 내용 많아”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87 특검, 윤석열에 “내일 출석 안 하면 재소환…그래도 안 오면 영장 청구”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86 “보양식으로 유명한 '이것' 잘못 먹으면 전신마비 올 수도”…부산서 4명 병원행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85 "여자도 군 입대해야지"…7월부터 여성도 '징병'한다는 이 나라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84 “월 450만원” 수당 올렸더니…‘공무원 아빠’ 육아휴직 50% 차지했다 new 랭크뉴스 2025.06.30
54383 전광훈 교회 특임전도사, 서부지법 난입해 문 걷어차놓고 “판사실인지 몰랐다” 궤변 new 랭크뉴스 202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