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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쓴 저승사자·무당·도깨비…'K-오컬트' 열풍
애니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세계 1위
댄스크루 범접의 '몽경', 유튜브 조회수 1천400만회
사주 보는 외국인 증가세…"굿 보며 공연 같다고 해"
"서양 오컬트는 개인 조명하지만 한국 오컬트는 '우리' 강조"


'케이팝 데몬 헌터스' 헌트릭스와 메가 크루 '범접'
[넷플릭스 제공 및 유튜브 '더 춤'(THE CHOOM)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혜정 인턴기자 = 이번에는 'K-오컬트'다.

저승사자와 무당, 도깨비 등 한국의 전통문화와 무속을 내세운 K-오컬트가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다.

K-컬쳐의 인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면서 지극히 한국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K-오컬트도 "독특하고 신선하다"는 호응을 낳고 있다.

조선시대를 무대로 한 좀비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킹덤'이 2019년 넷플릭스를 타고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작년 풍수와 무속을 다룬 오컬트 영화 '파묘'가 세계 130여개국에 수출된 데 이어 최근에는 K-오컬트와 접목한 애니메이션·댄스가 '대박'이 났다.

여기에 한국에서 사주나 신점을 보는 외국인까지 증가세다.

무기를 들고 싸우고 있는 '헌트릭스'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케이팝 데몬 헌터스'…넷플릭스 글로벌 1위
넷플릭스에서 지난 20일 공개된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21∼22일 이틀간 글로벌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한국 문화에 익숙한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북미와 유럽에서도 승승장구 중이다.

영화는 인기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노래로 도깨비 모습의 악귀들을 퇴치하는 내용이다. 악령 헌터(사냥꾼)이자 무당을 연상케 하는 헌트릭스와 갓 쓴 저승사자들로 이뤄진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의 대결 구도가 중심이다.

헌트릭스 멤버들은 종종 무당 같은 복장을 선보이며, 한국 민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호랑이와 갓 쓴 까치가 화면에 포인트를 준다.

영어 대사의 미국 애니메이션이지만 '혼문'과 '귀마', '사자' 등 한국어 단어가 대사에 그대로 사용됐다.

연출을 맡은 매기 강 감독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무당의 춤과 노래에서 힌트를 얻어 퇴마 스토리에 케이팝을 접목시켰다"고 말했다.

헌트릭스 멤버들이 휘두르는 무기인 신검, 사인검, 언월도는 한국 무당이 굿이나 제사에 쓰는 도구다.

아트디렉터 셀린 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애니팀에게 절대 쿠나이나 슈리켄처럼만 안 보이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라고 적었다. 쿠나이와 슈리켄은 일본 닌자가 사용한 무기다.

인간의 혼을 노리는 '사자 보이즈'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유튜브에는 "이 만화는 대단해요"(The cartoon is just awesome)(이용자 'Анж***'), "이 영화 너무너무너무 좋아요. 독특하고, 새로운 콘셉트예요. 대사랑 애니메이션도 정말 재미있어요"(I loveeeee this movie. Unique. A new concept. and very fun lines and animation)('doge***'), "프리퀄과 속편이 필요해요!"(Need a prequel and sequel!)('dia***') 등의 해외 누리꾼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30일 "서양의 오컬트는 개인이 악령을 퇴치하는 사적인 상황이 담긴 경우가 많지만, 한국의 오컬트는 '우리'를 강조한다"며 "데몬 헌터스도 결국 함께 악령을 퇴치해서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의식이 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서양과 비교했을 때 좀 더 휴머니즘적이고 사회적인 모습으로 비친다"고 분석했다.

댄스 크루 범접의 '몽경- 꿈의 경계에서'
[유튜브 엠넷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범접의 '몽경'…유튜브 공개 사흘만 조회수 1천만회
댄스 크루 '범접'(BUMSUP)의 퍼포먼스 '몽경(夢境)-꿈의 경계에서'도 세계인의 시선을 훔쳤다.

지난 18일 유튜브에서 공개된 해당 퍼포먼스 영상은 사흘만에 누적 조회수 1천만 회를 기록했고, 27일에는 1천400만 회를 넘었다.

범접은 엠넷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국 대표 팀으로, 갓 쓴 저승사자 콘셉트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꿈 속 무의식을 표현하면서 상모돌리기, 부채춤 등 한국 전통 무용을 내세웠고, 마치 저승사자들의 인도로 황천길을 건너가는 의식이 펼쳐지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파워풀한 현대적인 댄스에 전통문화를 결합한 콘셉트 자체가 신선한 데다 범접 크루들의 자신감 넘치는 동작은 K-오컬트를 춤으로 구현하며 별다른 해석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이들의 퍼포먼스가 단박에 몰입을 이끌면서 외국인들도 순식간에 한국 전통문화에 '접신'하게 된다.

유튜브에는 "명작"(A masterpiece)('Sau***'), "진짜 맹세코, 몇 번을 봐도 소름 돋아요. 정말 정말 정말 최고예요"(I swear this gives me goosebumps no matter how many times I've watched it - so so so good seriously)('the***') 등의 영어 댓글이 달렸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범접이 오컬트를 제대로 이해해 죽음과 삶의 경계를 춤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라며 "하이 앵글로 전달력을 높이는 등 높은 완성도를 보여 줬다"고 전했다.

'Korean fortune teller' 유튜브 검색창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굿·사주 보는 외국인들…"영어·일어로 설명"
외국인들 사이에서 '사주' 체험도 유행 중이다.

유튜브에 '코리안 포춘 텔러'(Korean fortune teller: 한국 점쟁이)를 검색하면 외국인들의 체험 영상이 수백 개 나온다.

해외 누리꾼들은 "정말 효과가 있어요. 특히 사주도 그렇고요. 타로보다 더 정확해서 전체 인생을 점칠 수 있어요"(It really works, especially Saju too. It is more accurate than taro, able to say that your whole life)(유튜브 이용자 'seji***'), "낭독자분은 어디에 계시나요? 한국에 계신가요, 아니면 미국에 계신가요? 꼭 뵙고 싶네요"(Where is the reader located? Is she in Korea or in the states? I will love to see her)('bea***') 등의 댓글을 달았다.

무속인 '소리당잠원동할머니'는 "외국인이 한 달에 15명에서 20명 정도는 방문한다"며 "외국과 달리 디테일한 부분까지 말해 주는 것에 대부분 놀라워한다"고 밝혔다.

그는 "황해도 이북 굿을 하고 있는데, 한 편의 공연을 보는 것 같다며 흥미로워한다"고 덧붙였다.

무속인 사빈도 "외국인이 한 달에 최소 10명 정도는 방문하는 것 같다"며 "일어와 영어를 직접 구사하면서 사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명동에서 '도통 사주카페'를 운영하는 박만호(62) 씨는 "외국인이 하루에 4명은 방문하는 것 같다"며 "오로지 사주를 위해 해외에서 오는 경우도 봤다"고 밝혔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한국의 오컬트물은 독특한 양식과 스타일을 가졌다"며 "서구에서 매력을 느낄 만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세계적인 장르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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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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