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미지의 서울' 박보영 인터뷰]
탁월한 1인2역 연기에 '화제성 1위'
미래·미지 작은 디테일 살려 차별화
"'남은 날 길다'는 대사 가슴에 걸려"
"성소수자 등 거부감 없이 그린 극본"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박보영이 연기한 유미지. tvN 제공


“박보영이 어떤 연기를 하는 배우인지 물어보면, 이 작품을 보여주면 될 것 같다.”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쌍둥이 자매 유미래·미지를 1인 2역으로 연기한 배우 박보영(33)에 대해 한 시청자가 남긴 글이다. 박보영은 이 드라마로 “박보영이 쌓아 올린 연기의 정점” “연기 인생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박보영은 빼어난 연기로 ‘미지의 서울’ 방영 초반부터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에 올랐고, 드라마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29일 종영했다. 박보영을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의 소속사에서 만났다.

1인 2역이 어색하지 않았던 이유

29일 종영한 드라마 '미지의 서울'. tvN 제공


박보영이 연기한 미래·미지는 성격이 정반대다. 서울의 공기업에 다니는 미래는 차분하고, 고향에서 어머니와 사는 미지는 별명이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캔디’일 정도로 밝다. 그런데 회사 내 괴롭힘과 성추행으로 고통받는 미래와 미래를 도우려는 미지가 서로 삶을 바꾸면서 박보영은 '미래인 척하는 미지' '미지인 척하는 미래'까지 연기했다.

자칫 혼란스럽거나 어색해질 수 있는 설정임에도 자매를 자연스럽게 재현한 박보영의 연기가 몰입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많다. 박보영은 “미래와 미지 캐릭터에 과하게 차이를 두기보다 각자만의 디테일을 살리려 했다”며 “예를 들어 미래는 늘 꼿꼿이 앉아 있는 반면 미지는 구부정하게 걸터앉는다”고 말했다. 하루에 두 캐릭터를 모두 촬영할 때는 감정이입에 애썼다. 박보영은 “차분한 미래를 찍을 때는 대기실에서 나갈 때부터 기운 없이 어기적거리며 걸어 가고, 밝은 미지를 찍을 때는 높은 톤으로 ‘빨리 가자!’ 외치며 뛰어갔다”며 “각자의 텐션을 만들기 위해 그 캐릭터로 지내는 시간을 늘리려 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와 미지가 함께 있는 장면은 촬영 난도가 높았다. 그는 “(연기 상대가 없어) 허공을 보며 연기하기도 했다”며 “미래·미지를 컴퓨터그래픽(CG)으로 붙였을 때 어색하지 않게 눈 높이와 리액션 타이밍 등을 하나하나 계산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미지의 서울'에서 쌍둥이 자매 미래와 미지가 마주보며 대화하는 모습. tvN 캡처


마음 흔드는 대사에 위로 받아



‘미지의 서울’은 깊은 위로를 전하는 대사가 많았다. 부상으로 육상 선수의 꿈이 꺾여 3년간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한 미지가 할머니에게 “너무 초라하고 지겨워. 나한테 남은 날이 너무 길어서 아무것도 못하겠어”라며 울 때 할머니가 “사슴이 사자 피해 도망치면 쓰레기야? (...) 살자고 하는 짓은 다 용감한 거야”라고 말한 장면은 특히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했다. 박보영도 그랬다. 그는 “저도 ‘이렇게 많은 날들을 어떻게 살아가지, 막막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며 “미지의 대사가 너무 가슴에 걸렸고, 할머니의 말이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육상선수 꿈이 꺾인 후 3년 동안 방에서 은둔한 미지(박보영). tvN 캡처


담백한 대사들도 마음을 흔들었다. 박보영은 “호수(박진영)가 미지에게 고백할 때 ‘좋아해. 아주 오래, 되게 많이’라고 한다"며 "미사여구 없이 너무 담백해서 대본을 읽으며 마음이 몽글몽글했다”고 말했다. ‘미지의 서울’은 장애, 비혈연가족, 동성애, 직장 내 괴롭힘, 성추행 등을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박보영은 “성추행 등을 거부감 없이 잘 그려준 것이 이 극본이 가진 가장 큰 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둠의 정점 찍고, 밝은 작품으로"

배우 박보영.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19년차인 박보영은 영화 ‘과속 스캔들’(2008)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2015) '힘쎈여자 도봉순'(2017) 등이 크게 흥행하며 밝은 이미지로 각인됐다.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 최근 몇 년 동안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2023) '조명가게'(2024) 등에서 다소 어두운 역할을 맡았다. 지금은 범죄 스릴러 드라마 '골드랜드'를 촬영 중이다. 박보영은 “'골드랜드'에서 맡은 희주는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어둡다”며 “어둠의 정점을 찍은 후 다시 가볍고 밝은 작품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000 [단독]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장은 사이코패스” 단톡방 험담…항소심도 벌금 100만원 랭크뉴스 2025.07.01
49999 한성숙 중기장관 후보자, ‘음란물유포’로 벌금형 전과 랭크뉴스 2025.07.01
49998 내란 특검 “5일 오전 9시 출석” 사실상 최후통첩···윤석열, 출석 방침 랭크뉴스 2025.07.01
49997 [단독] 통일교 파일 “윤핵관, 원정도박 압색 흘려줘”…김건희 특검이 수사 랭크뉴스 2025.07.01
49996 “나경원, 농성을 출판기념회 하듯”…드루킹 단식 김성태의 진단 랭크뉴스 2025.07.01
49995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데…'이 병' 감염 환자 살리려다 의료진 7명까지 랭크뉴스 2025.07.01
49994 시청역 참사 1주기 날, 또 인도로 돌진…40대 남성 참변 랭크뉴스 2025.07.01
49993 '시청역 참사' 1주기 날에…상암동서 차량 인도 돌진, 1명 사망(종합) 랭크뉴스 2025.07.01
49992 "검찰 해체 표현 부적절" "충분 소통"… 정성호, 여권 강경파와 결 다르다 랭크뉴스 2025.07.01
49991 시진핑, ‘권력 이상설’ 차단…중앙회의·학습 주재하며 건재 과시 랭크뉴스 2025.07.01
49990 윤 정부와 날 세운 임은정 깜짝 발탁, 좌천된 김태훈도 기사회생···검찰개혁 위한 ‘사전작업’ 랭크뉴스 2025.07.01
49989 노동계 1만1천260원·경영계 1만110원…최저임금 4차 수정안(종합) 랭크뉴스 2025.07.01
49988 내년 최저임금 시급 1만100원 넘는다 랭크뉴스 2025.07.01
49987 특검, 尹 오전 5일 출석시간 9시→10시 조정 요청 거부 랭크뉴스 2025.07.01
49986 [단독] 1년 새 가치 9배 오른 태양광발전소, 정동영 두 아들도 가등기 랭크뉴스 2025.07.01
49985 "검찰 무너져내리는 듯‥올 것이 왔다" 체념도 랭크뉴스 2025.07.01
49984 상암동서 전기차 인도로 돌진…차에 깔린 남성 심정지 랭크뉴스 2025.07.01
49983 [여적] 딱 걸린 ‘내란 대행’, 한덕수 랭크뉴스 2025.07.01
49982 부천 상가건물 옥상서 50대 남성 시신 발견…경찰 수사 랭크뉴스 2025.07.01
49981 한성숙 재산 스톡옵션 포함 440억원…역대 최고 부자 장관되나 랭크뉴스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