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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근 中 칭화대 교수, 8월 성균관대 부임
“34년 해외 경험 살려 의미 있는 성과 낼 것”

지난해 중국서 열린 국제 회로 및 시스템 학회(ICCS) 2024에서 발표하는 이우근 중국 칭화대 교수./국제 회로 및 시스템 학회(ICCS)


“한국에서 반도체를 의미 있게 키우고 싶다… 저전력 AI(인공지능) 반도체, 통신 분야에 집중하겠다.”

34년간 미국과 중국에서 대학과 산업 현장을 넘나들며 활동해 온 반도체·IT(정보기술) 전문가인 이우근(Woogeun Rhee·57) 중국 칭화대 집적회로학원 교수가 오는 8월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로 부임한다. 이 교수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더 많은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우근 교수는 반도체 집적회로(IC)와 시스템 반도체 설계 분야를 대표하는 세계적 연구자다. 반도체 집적회로 분야는 전자 소자와 회로를 미세한 칩 위에 집적해 고성능·저전력 전자기기를 구현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분야다. 시스템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말하며, 비메모리 반도체라고 불린다.

이 교수는 1991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해 로스엔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석사, 일리노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커넥선트 시스템(Conexant Systems) 수석 엔지니어와 IBM 왓슨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산업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 펠로우(석학회원)이자 매년 전세계에서 50명을 임명해서 구성하는 펠로우 선출위원회 위원직을 맡고 있다. 한국 국적으로는 처음으로 IEEE 고체회로협회 저널 편집장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2005년 중국 칭화대 교수가 됐다. 중국의 해외 인재 유치 정책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던 때이다. 이 교수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을 보며, 유대인이 미국 산업과 과학계에서 차지한 역할처럼 중국에서 영향력 있는 연구자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리창 중국 총리 주재로 열린 외국인 전문가 간담회에 초청받을 정도로 중국에서 저명한 외국 학자로 꼽힌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이 교수는 다시 한국행을 택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한국과 중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없게 되면서 퇴직 계획과 함께 귀국을 종종 생각했다”며 “고민 끝에 미국과 중국에서 활동한 경험을 한국에 되돌려줄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나 자신과 부모님의 나이 등 여러 삶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도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라 느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앞으로 시스템 반도체의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연구와 교육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특히 저전력 인공지능(AI) 반도체, 무선·유선 통신 기술의 송수신기, 입출력 인터페이스 설계 등 현장감 있는 과제를 직접 이끌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그는 집적회로 설계와 관련된 학부 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단순히 논문을 쓰기 위한 연구가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쓰일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을 교육하고 싶다”며 “대학에서 할 수 있는 실용적인 과제들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긴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 학계로 돌아오는 데 대해 기대감과 함께 긴장도 느낀다고 솔직히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학부를 마친 이후 사회생활은 모두 해외에서만 해왔다”며 “한국에서 적응이 다소 걱정되기도 하지만, 성균관대 동료 교수들의 따뜻한 격려 덕분에 좋은 팀워크를 기대하고 있다. 이 시간 동안 의미 있는 반도체 연구 성과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랜 시간 몸담았던 칭화대의 좋은 제도와 문화를 한국에 적용해 보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한창이던 2021년 칭화대에 집적회로학원(반도체대학원)을 설립했다. 한 해 모집 인원은 1000여 명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그는 “칭화대 집적회로학원은 다양한 산학협력을 위해 유연한 석·박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연구와 산업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시도해 볼만하다”고 했다.

또 이 교수는 “한국 대학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석학의 적극적인 영입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대규모 해외 인재 유치 프로젝트인 천인계획처럼 국가 차원의 글로벌 인재 유치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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