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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6억 제한 초유의 대출 규제 배경
10억~20억씩 대출로 초고가 아파트 구매
농협 1년 새 강남3구 주담대 잔액 20% 증가
경기 성남시 청계산 매바위에서 바라본 서울 서초구·강남구(아래)와 한강 이북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법인 대표 A씨는 최근 서울 송파구로 이사했다. 앞서 보유 아파트를 매도해 수중에 남는 돈은 12억 원인데 목표했던 송파구 신축 아파트 시세는 34억 원으로, 필요 자금만 22억 원이 넘었다. 규제지역인 송파구의 담보인정비율(LTV)은 50%여서 주택담보대출은 17억 원만 가능했다. 남은 5억 원은 사업자대출로 충당해 가까스로 갈아타기에 성공했다. A씨는 "20억 원이 넘는 대출이 부담스러웠지만 집값이 빠른 속도로 오를 것이란 믿음이 있어 과감히 시도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담대 총액을 6억 원으로 제한하는 초유의 규제를 발표한 배경에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고소득자가 10억 원이 넘는 주담대를 받으면서 가격을 끌어올린 현상이 있었다고 지적된다. 강남 3구의 세대주들은 전국 평균 대비 두 배 이상의 주담대를 받고 있었다.

29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강남 3구의 주담대 잔액은 36조8,500억 원으로 전국 주담대 잔액의 6.2%에 달했다. 강남 3구의 세대수는 70만2,400호, 전체의 2.9%인 것을 고려하면 세대당 주담대 규모가 평균 대비 두 배 이상 큰 셈이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5대 은행의 강남 3구 주담대 잔액은 1년 새 1조1,500억 원 늘었다. 특히 NH농협의 증가액이 1조1,370억 원(19.9%)으로 가장 앞섰다. 같은 기간 NH농협의 전체 주담대 증가율은 9.9%로, 강남 3구에서 두드러지게 확대됐다. 신한(6,895억 원), 우리(5,312억 원), KB국민(344억 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하나은행은 강남3구 주담대 잔액이 지난해 6월 대비 1조2,397억 원 줄었다.

NH농협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비싸 대출 규모도 커진 것"이라면서 "지난해 다른 은행 대비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잘 준수하면서 대출 규모가 적었던 만큼 올해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은행들이 부동산 수요가 급증한 강남권을 중심으로 공격적 영업을 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월 서울시가 강남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일시 해제했다가 재지정하는 과정에서 인근 부동산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강남 주요 단지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역별 주담대 관리를 강조해 온 금감원도 앞서 16일 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을 소집,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미흡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NH농협에 대한 현장점검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당국이 월별·지역별 대출 관리를 강화했지만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3구 대출이 늘어난 것은 문제"라며 "좀 더 철저한 감독 체계를 통해 은행의 영업 편의보다 금융시장 안정성과 국민 실생활 안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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