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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배 형상화한 외관에 스케일도 웅장
정명훈 지휘자가 예술감독 맡아


오페라하우스도 2027년 개관 앞둬
수도권 중심 문화 불균형 해소 기대


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홀인 부산콘서트홀이 20일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APO) 연주와 함께 문을 열었다. 지휘자 정명훈이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을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부산콘서트홀]
부산·울산·경남이 글로벌 도시로의 비상을 시작했다. 부산은 부산콘서트홀개관을 시작으로 음악과 미술 등 예술의 향기가 넘치는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시작했고, 경남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프랑스에 현지 사무소를 열고 우주항공·방산·원전·조선 등 경남 주력 산업의 유럽시장 진출을 넘보고 있다. ‘산업도시’ 울산은 울산만의 특별한 ‘문화·생활·복지 서비스’(울부심·울산 시민 자부심)로 외향의 확장과 함께 내실을 다지는 등 제각각 ‘세계로·미래로’라는 목표 아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20일 부산진구에 클래식 음악 전문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연면적 1만9862㎡)을 개관했다. 파도를 헤쳐나가는 배를 형상화한 외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대공연장(2011석)과 소공연장(400석)이 있다. 특히 이곳은 ‘악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파이프 오르간(4423개 파이프)도 설치돼 있다. 이 파이프오르간은 독일 제품으로 20개월 넘게 독일 현지에서 제작한 후 2024년 10월 부산에 왔다. 이후 3개월 가까이 부산콘서트홀 내부에 설치했는데 보이싱(음색 세팅) 작업에만 한 달 넘게 걸릴 정도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그동안 파이프오르간을 갖춘 공연장은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롯데콘서트홀, 부천 부천아트센터 세 곳뿐이었는데 이번에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부산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클래식 전용 공연장이 들어선 것이다. 이 때문에 부산콘서트홀은 개관 전부터 “수도권 중심으로 공연 인프라가 조성된 문화 예술 불균형 현상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특히 이번에 개관한 부산콘서트홀과 2027년 개관하는 부산 오페라하우스의 운영을 맡은 ‘클래식 부산’의 예술감독이 세계적 음악가인 정명훈(72) 지휘자여서 이런 기대를 더 키웠다. 정 지휘자는 지난 5월 오페라의 성지로 불리는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의 차기(2027년) 음악감독으로도 선임돼 관심을 끌었다.

라 스칼라 극장은 파리 오페라 극장, 빈 국립 오페라 극장과 함께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오페라 하면 떠오르는 베르디의 ‘나부코’(1842년)와 ‘오텔로’(1887년), 푸치니의 ‘나비 부인’(1904년) 등이 초연(初演)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정 지휘자는 라 스칼라의 247년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것인데 이런 지휘자가 예술감독을 맡은 부산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가 앞으로 어떤 공연과 무대를 보여 줄지 관심이 더욱 커진 것이다.

부산 오페라하우스 조감도(왼쪽)와 부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 [사진 부산시]
이런 기대와 관심은 개관 전부터 매진 행렬로 나타났다. 4월 26일부터 5월 23일까지 부산콘서트홀에서 다섯 차례 시범 공연을 펼쳤는데 모두 예매 시작 2분 만에 표가 매진됐다. 개관 기념 페스티벌(6월 21~28일), 오르간 시리즈(7월 12~11월 28일) 등도 예매 시작 몇 분 내에 모든 좌석의 예약이 완료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0일 개관 공연은 정 감독의 지휘로 아시아필하모니오케스트라(APO)와 함께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과 교향곡 제9번 ‘합창’이 연주됐다. 보편성과 깊이를 함께 지닌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 클래식과 대중 사이에 놓인 벽을 허물겠다는 정 지휘자의 복안이 담긴 공연이었다. 이날 10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 그리고 110여명의 합창단원을 일사불란하게 이끌던 정 지휘자의 지휘봉이 툭 떨어진 순간 1600여 관객이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공연을 본 이모(57·여)씨는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데도 그동안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부족해 늘 아쉬움을 컸다”며 “그런데 이런 시설이 생겨 앞으로는 부산에서도 이런 세계적인 공연을 손쉽게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공연 내내 감동스러운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21일에는 라 스칼라 극장장인 포르투나토오르톰비나(65)가 부산콘서트홀을 찾아 기자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오르톰비나 극장장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밀라노가 폐허가 됐을 때 병원이나 학교보다 먼저 복원된 게 라 스칼라”라며 “(부산도) 부산 콘서트홀이나 오페라하우스가 성공하기 위해선 부산 시민들이 ‘저건 우리의 것’이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부산 콘서트홀이나 오페하우스에 이어 세계적 미술관인 프랑스 ‘퐁피두 부산분관’ 설립(2031년 목표)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시설들을 통해 부산을 글로벌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어서다. 단순한 문화시설을 넘어, 지역 경제의 활력소 및 도시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핵심축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도시 품격은 문화 예술 수준이 말해주는데 부산 콘서트홀에 이어 오페라하우스, 퐁피두 부산 분관 등이 현실화되면 진정한 문화예술 도시의 기틀이 마련되는 것”이라며 “이런 시설들이 지역 예술인들이 세계 무대로 나가는 창구가 되고 부산이 문화 예술 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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