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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렌탈·관리 서비스가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2006년 현지에 첫발을 내디딘 코웨이가 시장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쿠쿠홈시스의 자회사 쿠쿠인터내셔널 버하드가 24일(현지시간) 부르사 말레이시아 메인마켓에 상장하며 한국 브랜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일러스트 = ChatGPT 달리

30일 코웨이에 따르면 이 회사 말레이시아 법인은 2019년 526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지속 성장해 2022년에는 1조916억원, 2024년에는 1조1584억원을 돌파했다.

코웨이는 소비자들에게 정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해 주는 ‘코디(CODY)’ 방문 관리 서비스를 처음 도입하면서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성장해 왔다. 2010년에는 인구 60~70%가 무슬림인 말레이시아 고객을 타깃해 ‘할랄(HALAL) 인증’을 획득했으며, 2015년에는 말레이시아인 코디를 대폭 확충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후발주자로 진입한 쿠쿠도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합작법인 형태로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한 쿠쿠는 진출 7년 만에 렌탈 100만 계정을 돌파했다. 2019년부터 꾸준히 매출액이 증가하다가, 2023년에는 매출액 3000억원을 돌파했고, 2024년에는 매출 3683억원을 기록했다.

쿠쿠는 ‘굿플랜(GOOOD Plan)’이라는 고객 선택형 렌탈 프로그램을 통해 기간별 렌탈 비용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시장을 확대했다. 자체 애플리케이션 ‘쿠쿠플러스(Cuckoo+)’를 통한 서비스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편의를 높이기도 했다.

그래픽=손민균

한국 정수기 브랜드의 약진은 말레이시아 소득 성장과 맞물려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0년 4083달러(한화 약 554만원)에서 2024년 1만3140달러(한화 약 1793만원)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10개국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소득이 증가하면서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생활 수준도 개선됐고, 이에 따라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 역시 커졌다. 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렌탈 시장은 연간 약 10%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정수기 보급률은 아직 25% 수준에 머물러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

렌탈과 정기 관리 서비스 등 유통 혁신도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성장을 견인했다. 한국 기업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하기 전까지는 소비자가 직접 필터를 교체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웨이와 쿠쿠 등이 정기적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호응을 끌어냈다.

또한 렌탈을 통해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을 낮춘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말레이시아 소비자인 리항치(24)씨는 “코웨이와 쿠쿠 등 브랜드는 품질뿐만 아니라, 렌탈 등 유연한 구매 방식, 좋은 고객 서비스, 정기적인 관리 서비스 등이 사용자 입장에서 선택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말했다.

현지 고용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제공 방식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와 쿠쿠는 정수기 필터 점검 등 관리 서비스를 수행하는 인력을 현지에서 직접 고용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자국민 고용도 늘어난다는 인식이 형성돼, 한국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고 설명했다.

정수기 보급이 확대되는 초기 단계인 만큼, 사후 관리 체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장기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업계는 렌탈료 인상 압박과 서비스 인력 관리 비용이 본격화할 수 있다며 가격·품질 균형이 향후 승부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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