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아브라함 협정' 향할 것…가자 휴전도 기대"
톰 배럭 美 시리아특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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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특사인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대사는 이스라엘이 시리아, 레바논과 평화 협정을 맺기를 바란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배럭 대사는 이날 보도된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 인터뷰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증오하지 않고, 이스라엘에 대한 종교적 원한을 품고 있지 않으며, 국경에 평화를 바란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배럭 대사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벌어진 일은 우리 모두가 '이제 멈추고 새로운 길을 열자'고 말할 기회"라며 "중동은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아브라함 협정'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역사적으로 반목해온 중동의 이슬람·아랍 국가들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외교정책 중 하나다.
이날 배럭 대사는 "영토 관련 주장에 오해가 있다"며 "시리아와 이스라엘 사이에,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에 논의와 소통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럭 대사는 "우리가 왜 평화롭게 살 수 없겠는가, 내 종교적 관행이 무엇이든 이는 개인적 신념일 뿐이며 정치와는 별개"라며 "시리아가 가장 먼저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며 레바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우리가 상대할 유일한 국가는 시리아 정부"라고 언급하며 작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독재정권을 축출한 현 과도정부에 신뢰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동 순방 때 알샤라 대통령을 직접 만나고 대(對)시리아 제재를 해제했다.
배럭 대사는 또 2023년 10월부터 18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서도 "가까운 시일 내에 가자지구에서 휴전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스라엘의 갈등 해소를 위한 단계들을 거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긴장이 고조된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관계를 두고서도 "과거 훌륭했던 관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24일 중동의 앙숙인 이스라엘과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로 12일간 무력 충돌을 멈추고 휴전한 것을 계기로 협정 확대를 의제로 띄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협정 참여국 확대와 관련해 "현재 정말 훌륭한 국가들이 몇 개 있다"며 "우리는 이제 그 국가들을 차례로 포함하기 시작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 26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승리를 주장하며 "이는 평화협정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알샤라 대통령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우리에게 공동의 적이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는 역내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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