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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윤호중(왼쪽) 의원과 정성호 의원. 뉴시스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을 주도할 ‘트로이카’(법무부·행안부 장관 후보자 및 대통령실 민정수석)에 5선의 정성호·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봉욱 전 대검 차장이 지명됐다. 재야(在野) 법조인 출신 정 의원과 비법조인인 윤 의원이 검찰개혁 핵심인 수사·기소 분리에 총대를 메고 이를 봉욱 민정수석이 뒷받침하는 그림이다.

이 대통령이 공약한 검찰개혁의 핵심인 수사·기소 완전 분리는 법무부 산하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신설 그리고 행안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이 한데 맞물리는 작업이다. 이번 인선을 두고 여권은 “사법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이라고 자평했다. 5선 중진인 두 사람의 상호보완적 시너지가 의도된 인선이란 것이다.

서울대학교 81학번 동기 사이인 둘은 경기 남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험지인 북부에서 각각 5선을 지냈다. 정 의원의 지역구는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윤 의원의 지역구는 경기 구리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기 의정부 갑을 지역구로 뒀던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필두로 ‘경기 북부 트리오’를 형성해 오래 두터운 관계를 맺었다”고 말했다.

스타일은 정반대다. 친명 좌장인 정 의원은 민주당의 주요 국무위원 탄핵 소추와 쟁점 법안 강행 과정에서 강경파들 움직임에 번번이 제동을 걸어 온 ‘신중파’다. 2022년 대선 패배 직후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을 강행 처리했을 당시엔 “야당이 됐음에도 마치 여당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는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2020년 11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충돌하던 추미에 법무부 장관이 국회 예결위에 참석해 법무부와 대검의 특수활동비를 놓고 설전을 벌일 때도 당시 국회 예결위원장이었던 정 의원은 “장관님 정도껏 하십시오. 좀!”이라고 추 장관 발언을 끊기도 했다.
2020년 12월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가운데)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켜려 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대로 윤 의원은 추진력이 뛰어난 강경파로 분류된다. 2022년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도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역임했던 윤 의원이 주도했다. 당시 우려가 빗발쳤지만, 윤 의원은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지 70년 됐다. 이 권력을 개혁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며 당론을 관철했다.

2020년 12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벌어진 육탄전의 주역이기도 했다.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던 윤 의원은 야당의 공수처장 추천 거부권 행사를 없애는 내용이 핵심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기습 상정해 개회 8분 만에 강행 처리했다.

둘은 ‘검수완박’ 후속 법안 처리를 통해 기소·수사 완전 분리에 나선다. 이미 여당에선 지난 11일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며 “3개월 안에 처리할 것”(김용민 의원)이라고 속도전을 예고했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행안부 산하에 중수청,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각각 신설하며, 국무총리 직속 국가수사위원회를 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친명계 의원은 “정성호·윤호중 조합은 일종의 강온양면 전략”이라며 “콤비를 이뤄 검찰개혁을 체계적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실은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에 봉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임명했다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연합뉴스

이 과정을 뒷받침할 봉욱 신임 민정수석의 역할도 주목받는다. “검찰을 알아야 검찰을 개혁할 수 있다. 칼은 칼로 창은 창으로 맞서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된 인사다. 2019년 검찰 퇴임 이전까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첨단범죄수사과장, 기획과장, 공안기획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 ‘기획통’ 검사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웠다고 한다.

봉 수석은 정성호 의원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입각할 경우 일단 검찰 인선부터 머리를 맞대게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의 첫번째 과제는 친윤 사단을 솎아내는 검찰 인선 단행”이라며 “비검찰인 정 의원을 검찰 내부를 속속들이 아는 봉 수석이 뒷받침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봉 수석은 정 의원(18기)보다 아래인 연수원 19기다. 이 대통령에게 봉 수석을 민정수석으로 천거한 인물도 정 의원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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