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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대여 투쟁은 커녕 뿔뿔이…
해외 출장·지역구 관리만 골몰
‘트리플 특검’ 총구에도 무기력
야성 없이 되레 여유로움마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순직 해병대원 진상규명 특검법 처리를 반대한 당론에 대해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특검을 통해서라도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져 편안히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자신이 속한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 동료 의원들이 줄줄이 빠져나가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사정이 있겠거니’ 했지만 회의 종료 후 주변을 보니 남아 있는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과 간사 단 두 명뿐이었다고 한다. 이 의원은 29일 통화에서 “우리는 가뜩이나 사람 수도 적은데 상임위 출석률조차 민주당에 밀리고 있다”며 “다들 사정이 있겠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전략적으로 릴레이 공격을 해도 될까 말까인데 이래서 무슨 대여 투쟁을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국민의힘이 여당 같고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같다는 얘기가 많다. 대선 패배 후 야당으로 전락했음에도 대여 투쟁력은커녕 아직 현실과 거리가 먼 여유로움이 느껴진다는 의미다. 일부 의원들은 중앙정치나 상임위는 신경 쓰지 않은 채 해외 출장을 가거나 지역구 관리에만 골몰하는 형편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출석률 제고를 위한 상임위 간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원내대책 비공개회의에서는 “상임위에서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이 많다”는 불만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상임위 간사는 “민주당은 출석률로 의원들을 평가해 다음 상임위 배정에 반영하는 시스템이 있다”며 “우리도 상임위 출결을 관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에 더해 원내 이슈 대응 총공세를 위해 ‘해외 출장 자제령’까지 내렸다고 한다. 상법개정안, 노란봉투법 등 법안 처리를 공언한 만큼 전열부터 다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소극적 분위기에 원내대표도 직접 팔을 걷고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송구한 말씀이지만 우리 의원님들도 해외 출장과 지역 활동을 가급적 자제해주시고 상임위별 장관 인사청문회를 꼼꼼하게 준비해 달라”며 “소수 야당으로서 느끼실 무력감은 이해하지만, 야당에 부여된 역할과 책무를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내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의원들의 적극적인 활동 참여를 격려하는 동시에 따끔한 소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첫 검증 무대였던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응을 두고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의원은 “재산 검증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주진우 의원 외에 특별히 눈에 띄는 당의 전략은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김민석 일병 구하기’ ‘김민석이 곧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심히 전략을 준비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보다 미흡했던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아쉬워했다.

‘트리플 특검’의 사정권에 있는 국민의힘에 대여 투쟁력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견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특검 등 여러 칼날이 국민의힘을 향하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에 더 강경하게 날을 세우지 않으면 그냥 유순하게 지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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