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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 시설 초토화' 연일 호언장담에도
미 합참의장도 "일부 시설 타격 못해" 언급
"이란 핵 합의 파기로 자초한 혼란"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오랜 기간 이란 핵시설을 사찰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수장이 "이란이 몇 달 안에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일 '이란 핵 프로그램 초토화'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언장담에도 회의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란 핵시설) 일부는 여전히 남아 있다. 몇 달 내 원심 분리기 단계 설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지난 21일 미군의 공습으로 주요 핵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곧 우라늄 농축 시설을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그로시 총장은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 약 400㎏을 사전에 빼돌렸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도 "보호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나홀로 자신만만?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빈=AFP 연합뉴스


'이란 핵 시설 및 농축 우라늄 건재' 가능성을 제기한 그로시 총장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측과 배치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 27일 연이틀 "(이란 핵 시설에서) 아무것도 옮겨진 게 없다" "한동안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재개하지 않을 것" 등 이란 핵 역량 파괴를 주장했다.

의혹 제기는 미 행정부 내부에서도 나온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댄 케인 미군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지난 27일 미국 연방 상원의회 브리핑에서 "이스파한 핵 시설은 (지하) 깊숙한 곳에 있어 '벙커버스터(초대형 관통 폭탄)'를 사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란 농축 우라늄 총량의 약 60%가 저장된 이스파한 지하 핵 시설은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었다. 앞서 미군은 지난 21일 이란 포르도·나탄즈 핵시설에 벙커버스터를 투하했지만, 이스파한 핵시설에는 파괴력이 훨씬 약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만 발사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메네이 "항복 결코 없을 것"

이란인들이 28일 테헤란에서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 지난 13~24일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로 사망한 인사들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테헤란=UPI 연합뉴스


이란 정권이 미국과 핵 협상에 나설 것인지를 둘러싼 관측도 분분하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엑스(X)를 통해 "미국은 이란의 항복을 바란다"며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협상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이란 정권이 강경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날 이란에서는 지난 13~24일 이스라엘과의 충돌 과정에서 사망한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의 장례식이 거행됐는데, 조문객 수천 명이 참석해 "미국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란 핵합의)' 탈퇴 결정 관련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집권 때인 2018년 이란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이란의 핵 무기 개발 가능성 문제가 지금처럼 격화하지 않았으리라는 지적이다. 마이클 루벨 뉴욕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트럼프는 협상을 파기하고 혼란을 야기한 뒤 '내가 구세주다'라고 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압박'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이란의 핵 프로그램 재건 징후가 포착될 경우 재차 폭격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물론이다. 고민할 여지가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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