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핵시설 피해에도 이란이 수개월 안에 농축 우라늄 생산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8일(현지시각) AFP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전날 미국 CBS 인터뷰에서 “(이란 핵시설의) 일부는 여전히 온전하다”며 “내가 보기에는 이란이 몇 달이라는 시간에, 또는 그보다 짧은 시간에 돌아가서 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원심분리기 단계설비를 몇 개 보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이 폭격에 궤멸돼 수십년 뒤처졌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판단과 상반된 주장이다. IAEA와 미국이 이란 핵시설 폭격 효과에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군사력을 활용해 이란의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한 2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인근에서 재한이란인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이란-이스라엘 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그로시 총장은 이란이 기존에 만들었던 약 400㎏에 이르는 고농축 우라늄 일부 혹은 전체를 공격받기 전에 옮겼는지 여부에 대해 “우리는 그 물질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는 이번 공격으로 파괴됐을 수 있지만, 일부는 옮겨졌을 수 있다”며 “따라서 언젠가 합당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 역시 이란 고농축 우라늄이 “시설 바깥으로 전혀 빠져 나가지 못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이전 주장과 어긋난다.
이란은 우라늄을 핵분열이 가능한 동위원소 순도 60% 수준으로 가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60% 수준 농축 우라늄은 핵탄두 재료로 쓰이는 90% 무기급 수준으로 단기간에 가공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이란 의회는 지난 25일 IAEA와 협력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이란의 핵시설과 평화적 핵활동에 대한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이란에 IAEA 사찰관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로시 총장은 이란 우라늄 농축 활동 핵심 시설에 해당하는 포르도 사찰을 이란이 거부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무엇이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하고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비즈
유진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