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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경쟁" 외쳤지만 뭍밑 경쟁 치열
鄭 '자기정치' 朴 '수혜정치' 약점 꼽혀
현재 판세 무의미… 당원 표심 최대 변수

편집자주

여의'도'와 용'산'의 '공'복들이 '원'래 이래?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와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의 뒷얘기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 정청래(오른쪽)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경향포럼'에서 내빈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 분위기가 벌써부터 뜨겁게 달궈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여당이 된 민주당의 '얼굴'이 누가 될지를 두고 정청래·박찬대(선수 순) 의원이 맞붙었습니
다. 동갑내기인 두 친구1가 당대표 자리를 두고 일전을 겨루게 된 것이죠. 둘 다 "멋지게 경쟁하자"고 외치고는 있지만, 물밑에서는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은 우리에게 있다"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명심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정청래·박찬대가 누군데?



정청래 의원은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인물입니다. 굳이 별도의 수식어를 붙이지 않더라도 정치 고관여자는 물론, 저관여자들에게도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최대 강점입니다. 그의 주무기인 톡 쏘는 화법과 수년간 다져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덕분입니다. 지난 1년간 법사위원장으로서 보여준 활약은 여권 지지층에 정치 효능감을 제대로 선사했습니다.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선 수석 최고위원도 지냈습니다.

정 의원에 대한 당내 평가는 양면적입니다. 17대 총선부터 오랜 정치생활에도 불구 어느 계파의 주류가 되기보다는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으로 말하면 '뼛속까지 민주당'이라고 볼 수 있고, 비판적으로 보자면 '자기 정치가 세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정 의원은 운동권이지만 운동권이 아니고, 친노지만 친노가 아니고, 친명이지만 친명이 아니다. 그는 민주당원이다
'"라는 당내 평가는 그의 정치 이력을 잘 보여줍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취임 이후 첫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이동하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사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박찬대 의원은 민주당의 험지인 인천 연수구에 처음으로 깃발을 꽂은 인물입니다. 정 의원보다 늦은 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지만, 그 이전엔 한국·미국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며 금융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췄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은 야당 원내대표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성사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이재명의 그림자가 너무 짙다." 박 의원에 대해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이 대통령과의 관계가 박 의원에게는 약이자 독이라는 의미입니다. 실제 박 의원의 정치적 위상은 이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급상승했습니다.
'이재명 1기 지도부' 최고위원을 거쳐 '이재명 2기 지도부' 땐 원내대표까지 지냈
습니다. 이 때문에 캠프에서도 "대의원들이 보기엔 박 의원이 너무 많은 수혜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합니다. 물론 박 의원의 성장을 '이재명'으로만 설명하는 건 무리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독립적 역량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올라설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명심은 어디에?



전당대회 최대 관심사는 '명심'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제 특정 후보를 향한 시그널을 보낼 수 없는 위치입니다. 대표 시절에는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지원 사격하기도 했지만,
대통령이 된 이상 전당대회에는 개입할 수도, 해서도 안 됩니다
. 민주당은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을 비판하며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은 정당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당원들은 '시그널 찾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이 때문에 각 캠프는 "명심은 우리에게 있다"고 주장합니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여론조사 30%를 제외하면 당원이 70%(대의원 15%, 권리당원 55%)를 차지하기에 당원 표심이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임 후 첫 추가경정예산(추경) 시정연설에 앞서 박찬대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의원 지지세로 보면 일단은 명심은 박 의원
에게 있어 보입니다. 박 의원의 지난 23일 출마선언 현장에는 이른바 '이재명의 사람들'이라 불리는 의원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함께했던 김문수·안태준·윤종균·이재강 의원 등을 비롯해 이 대통령 측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 출신 김기표·이건태 의원까지 박 의원을 지지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여기에 인천 지역구 의원들과 박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지도부를 꾸렸던 의원들도 가세했습니다. 박 의원을 지지하는 한 의원은 "지금은 이 대통령이 빛나야 하는 시점이고, 박 의원이 더 적합하다는 데 당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원들이 보는 명심은 현재로선 정 의원
에게 있습니다. 26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2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에서 정 의원은 52.7%를 얻어, 박 의원(37.8%)을 멀찌감치 따돌렸습니다.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서 진행한 간이 여론조사에서도 정 의원은 67%, 박 의원은 27%를 기록했습니다. 해당 여론조사에는 26일 기준 36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정 의원을 지지하는 한 의원은 "의원들 여론도 결국 당원들의 민심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판세를 지금부터 예측하기엔 너무 이릅니다. 8·2전당대회까지 아직 한 달이 넘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당대표로 갈 수 있도록 점 하나만 찍어달라"는 정청래 의원, "이제부터는 내가 이재명의 곁을 지키겠다"는 박찬대 의원. 앞으로 두 의원의 본격적인 승부가 어떻게 전개될지 바짝 붙어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1
동갑내기인 두 친구두 의원 모두 1965년생입니다. 참고로 박찬대 의원의 프로필 상 출생연도는 1967년으로 돼있으나, 출생신고가 2년 늦은 것입니다.
2
여론조사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42명을 대상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6%.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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