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일러스트=챗GPT 달리3

땅 주인이 사망한 뒤 그가 갖고 있던 땅 1개가 가족들에게 상속되면서 여러 개로 나뉘었다. 시간이 흘러 이 땅이 재개발됐는데, 가족들 중 아무도 등기를 하지 않아 서류상 이 땅은 1개로 돼있었다. 이 경우 재개발 조합은 주택을 1개만 분양해도 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처음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A씨 등 4명이 B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상대로 일부 승소한 조합원지위확인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 등 4명은 지난 2005년 6월 B 조합이 재개발 분양을 추진 중이던 땅 4곳을 각각 사들였다. 4개 땅은 원래 하나였고, 땅 주인 C씨는 1980년에 사망해 그 직후 가족들이 나눠 갖고 있다가 A씨 등에 판 것이다.

그런데 B 조합은 이 4개 땅에 주택을 1개만 분양했다. B 조합은 “직전 땅 주인들이 등기를 늦게 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B 조합이 따라야 하는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가 정한 권리산정기준일(기준일)은 2003년 12월 30일이었다. 이 날짜보다 일찍 소유권 등기가 이뤄진 땅만 분양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옛 땅 주인 C씨 가족들은 1980년에 땅을 상속받아놓고 25년간 소유권 등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 기준일이 지난 2005년 5월에나 등기를 마친 것이다.

B 조합은 “등기가 늦어 기준일인 2003년 12월 30일에는 서류상 이 땅이 4개가 아닌 1개였기 때문에 집도 1개만 분양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 등 4명은 “모두에게 1개 주택씩 분양하라”며 소송을 걸었다.

1심은 B 조합 주장을 들어주며 A씨 등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지분면적 90제곱미터(㎡) 이상을 소유해 단독 분양대상자가 되는 A씨 등 2명은 각각 1채씩 총 2채를 분양받는 게 맞다”라고 했다. 다만 ”나머지 원고 2명은 둘의 땅을 합쳐야 면적이 90㎡를 넘어가기 때문에 1주택 공동분양대상자에 해당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상속이 이뤄지며 실소유권이 바뀐 뒤 기준일을 넘겨서 등기가 이뤄졌다 해도, 지분면적 9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면 단독 분양 대상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등기 시점과 상관 없이 땅은 소유권과 함께 실질적으로 나뉘어 있었기 때문에, 지분면적 조건만 맞으면 단독 분양 대상자라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비슷한 사건들 중 대법원이 명시적인 판단을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148 [속보] 특검 "2차통지 불응사유 납득 안되면 형소법 절차 진행" 랭크뉴스 2025.06.30
49147 첫 여성 거점국립대 총장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 되다 랭크뉴스 2025.06.30
49146 체코 원전 수주 등 이끈 ‘현직 기업인’... 에너지 사업 전문가 랭크뉴스 2025.06.30
49145 국립대 첫 여성 총장…지거국 ‘서울대 10개’ 육성책 주력 랭크뉴스 2025.06.30
49144 트럼프 "이란이 평화 이룬다면 제재 해제할 것" 랭크뉴스 2025.06.30
49143 [현장]①시속 255km에도 편안 ③3종 충전구…2세대 KTX-이음 타보니 랭크뉴스 2025.06.30
49142 IAEA "이란, 몇달내 우라늄 농축 가능"…트럼프 발언과 달라(종합) 랭크뉴스 2025.06.30
49141 [사설] 특검조사도 시간끌기로 국민 실망시킨 윤 전 대통령 랭크뉴스 2025.06.30
49140 中, 日수산물 수입 조건부 재개…"핵오염수 이상 발견 안 돼" 랭크뉴스 2025.06.30
49139 "어? 나도 여행갔던 곳인데"…동남아 유명 관광지서 '사제 폭탄' 테러 시도 '아찔' 랭크뉴스 2025.06.30
49138 中, 1년10개월만에 日수산물 수입 조건부 재개…"핵오염수 이상 미발견" 랭크뉴스 2025.06.30
49137 이란 타브리즈 정유공장서 폭발·화재 랭크뉴스 2025.06.30
49136 의사 출신 초대 질병청장…보건복지 이끌 코로나 ‘방역 사령관’ 랭크뉴스 2025.06.30
49135 "바람을 피워도, 하필 걔였니?" 하이닉스·한미 '사랑과 전쟁' 랭크뉴스 2025.06.30
49134 '김정은 격노' 누그러졌나…삭제됐던 北해군사령관, TV 재등장 랭크뉴스 2025.06.30
49133 현대로템, 2세대 KTX-이음 조기 납품…"해외시장 진출 박차" 랭크뉴스 2025.06.30
49132 지난해 건보 의약품비 27조원…고령화에 부담 ‘가중’ 랭크뉴스 2025.06.30
49131 이거 승차감 좋은데? [그림판] 랭크뉴스 2025.06.30
49130 중국, 1년 10개월 만에 일본 수산물 수입 재개 랭크뉴스 2025.06.29
49129 중국, 일본산 수산물 조건부 수입 재개…" 원전 오염수 이상 발견 X" 랭크뉴스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