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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보자마자 승강장에 주저앉아 버린 시민


승강장 바닥에 젊은 여성 한명이 철퍼덕 주저앉아 있습니다. 무릎 위에는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린 중년 여성의 얼굴이 보입니다.



출근길 지하철 승강장에 주저앉아 버린 이유



지난 5월 26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전동차 안.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직장인 전송이씨 눈에 중년 여성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여성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계속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전송이씨
“처음엔 인식을 못 했는데 (고개를) 좀 수그리고 계셨거든요. 갑자기 가방에서 급하게 캔디 같은 걸 찾아 드시는 거예요. 저혈당 때문에 쇼크 온 줄 알고 그때부터 그분을 계속 보고 있었어요”




송이씨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다가가 괜찮냐고 물었지만 여성은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전송이씨
“이렇게 계시면 안 될 것 같다, 내려서 종 상황을 보자고 그랬더니 제 옆에 계셨던 여자분께서 도와주셔 가지고 동대문역사공원(역)에서 부축을 하고 내렸고, 앉아 계시면 회복이 안되니까 눕혀드렸어요”




사람들이 엄청나게 붐비는 월요일 출근길인데다 지하철 승강장이잖아요. 환자를 어디에 눕힙니까.



그런 상황에서 송이씨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출근 복장 그대로 승강장에 주저앉아서 자기 무릎으로 여성의 머리를 받치고는 여성을 바닥에 눕혔습니다. 그 사이 도와주던 다른 승객이 119구조대에 신고를 했고, 역무원에게도 상황이 전달됐습니다.



이러다 금방 무슨 일이 날 것만 같아서 송이씨는 정신 없이 계속 여성의 손발을 주물렀습니다. 그래도 여성은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바른 자세로 눕힌 뒤 손발을 주무르고 또 주물렀는데, 1분쯤 지났을 무렵... 드디어, 여성이 눈을 깜빡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휠체어도 나타났습니다. 역무원이 빠른 이동을 위해 휠체어를 준비해온 거죠.



휠체어를 타고 대합실로 올라가는 사이 여성은 의식을 완전히 회복했고, 대합실에서 만난 구급대원들이 혈압과 맥박을 확인했을 때는 다행히 여성의 상태는 정상이었습니다.



구급대원들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병원이송을 권유했지만, 여성은 꼭 출근해야하는 사정을 설명하고는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다시 지하철을 탔다고 해요.



그 시간 송이씨는 어디 있었을까요. K직장인 근성이 어디 가겠습니까. 이미 지각은 피할 수 없지만 그래도 1분이라도 일찍 도착하겠다는 일념으로 회사를 향해 달려갔다죠. 그 때 송이씨가 앞뒤 안재고 여성을 도운데는 이유가 있었다고 해요.



전송이씨
“제가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꼬박꼬박(실신)하는데 저도 그런 거 생각하면은 주변을 좀 신경 쓰는 편이에요”




자신의 경험 덕분에 주변을 살피게 됐다는 송이씨. 그 따뜻한 시선 덕분에 우리 사회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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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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