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거에 미국 허가 필요하지 않아”
지난해 11월 7일 이스라엘 카츠 당시 이스라엘 외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이스라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려고 했지만 그런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하메네이 사살 관련해 미국의 승인을 구했는지 묻는 말에 ‘미국의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26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채널13과의 인터뷰에서 카츠 장관은 “하메네이가 우리의 시야에 들어왔다면 우리는 그를 제거했을 것”이라며 하메네이의 위치를 많이 수색했지만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카츠 국방장관은 칸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우리의 시야에 있었다면 그를 데리고 나갔을 것”이라며 그를 죽일 계획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하메네이가 이를 알고 지하로 매우 깊숙이 들어가 우리에게 발각된 군 지휘부와도 연락을 끊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카츠 장관은 하메네이를 죽이는 작전에 대해 미국의 승인을 받았는지 묻는 말에 “이런 일에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카츠 장관은 이스라엘 내각 내 극우파 중 한 명으로 이번 충돌 과정에서 하메네이 제거를 강하게 주장해왔다. 하메네이를 ‘현대판 히틀러’라고 부르며 “(그는) 더는 존재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휴전을 한 뒤인 26일 채널13과의 인터뷰에서는 하메네이를 사살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휴전 전과 후는 차이가 있다”면서도 하메네이에게 “벙커 깊숙한 곳에 머무르길 바란다”며, 지난해 이스라엘이 지하 은신처를 폭파해 제거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마지막과 비유했다. 휴전 이후 직접 공격 대상으로 삼지는 않더라도,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이란 대사관 밖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휴전을 기념하기 위한 집회에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깃발을 든 지지자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왼쪽)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오른쪽)의 사진을 들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하메네이를 언급하며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그곳에서는 안전하다. 우리는 적어도 지금 그를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는 며칠 뒤 입장을 바꿔 정권 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카츠 장관은 또 이스라엘이 필요한 경우 공습을 통해 이란의 핵 또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9월 이후 레바논을 공습하며 헤즈볼라를 무력화시킨 상황과 비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