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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창업가부터 출판사 대표까지, 독자 행보를 택한 셀럽들 배우 박정민·방송인 김대호·사업가 김소영의 공통점은?
모두 자기가 속한 조직(방송국, 영화계)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유명인들입니다.

배우 박정민은 출판사 '무제'를 차렸습니다. 김금희 작가의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만들었죠. 서울국제도서전에도 부스를 차렸습니다. 대기번호까지 뽑아야 할 정도로 독자들이 몰렸죠.

MBC 아나운서 김대호는 지난 2월 퇴사했습니다. 자연인이 된 그의 첫 선택은 농사 유튜브. '흙심인대호'는 평균 조회수 61만회를 기록하며 순항 중입니다. 역시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소영은 8년차 창업가입니다. 서점→이커머스 플랫폼→화장품→건강기능식품 브랜드로 판을 점점 키워오고 있죠.

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독립을 선택했을까요? 기존 커리어는 어떤 영향을 줬을까요? 기사 전문은 일하는 나를 위한 인사이트, 폴인(fol:in)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마흔퇴사 김대호 "회사생활, 안정이라 느낀다면? 표류일지도"
방송인 김대호. 지난 2월 MBC 아나운서직을 내려놨다. 사진 폴인


Q. 개인주의자 직장인 캐릭터에서 '직장인'이 빠졌어요.
고민 많았어요. 회사 다닐 땐 저를 신기하게 보는 시선이 많았어요. 아나운서인데 저런 차 타고 다니네, 아나운서인데 집도 자기가 고쳐서 사네…
퇴사하고 직함 떼면 그 시선이 없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이왕 갈아낼 거, 박박 갈아내자.
퇴사하고 닥치는 대로 다 했어요. 분장도 하고, 토크쇼도 나가고, 까불어도 보고, 진지한 강연도 하고. 아나운서로 14년간 일하며 체득한 것도 풀어놓고. 좀더 적나라한 모습도 보이고.


Q. 퇴사 말고, 조직 안에서 더 위로 올라갈 수도 있잖아요.
" 제게 3가지가 없어요. 승부욕, 감투욕, 승진욕. " 제안이 왔어도 거절했을 거예요. 그 책임의 무게가 있잖아요. 승진한 동료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보며 나는 정말 안 해야지 생각했어요. 그리고 부장 월급이나 사원 월급이나 뭐 얼마나 차이 나겠어요. 한 달에 소고기 한 번 먹는 거랑 두세 번 먹는 정도 차이 아닐까요.


Q. 퇴사를 고민할 때 주변에 조언을 구하지 않았다고 하던데요.
전 솔직히, 사람들은 남한테 별 관심 없다고 생각해요. 관심 없는 사람한테 내 인생 들이밀고 이 선택 어때요? 물어보기 싫었어요.
어차피 결정은 내가 하는 거잖아요. 결과에 대해 책임만 잘 지면 돼요.


Q. 막상 퇴사해보니 어때요?
오히려 직장인일 때보다 시간은 더 많아졌거든요? 그런데 마음이 여유롭지 않더라고요.
초조, 불안, 예민.
다른 단어로 해석했을 뿐이지 이런 것들이 몸에 쌓이더라고요. 한 3달간 그랬어요. 다시 재입사할 수도 없고 어떡하지(웃음).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요. 아나운서일 때 예능은 가욋일이었는데, 이제는 정말 일로 하고 있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분량 내야지' '웃겨야 하는데'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 무리수를 던지기 시작하고 옆사람이 웃기면 불안해지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다시 신기해하자, 사람들이랑 재밌게 만들고 오자.


Q. 회사원으로서 김대호의 다른 점, 뭘까요?
일을 받으면 항상 이유를 물었어요.
왜 내가 해야 하는지, 정말 내가 해도 되는지. 안 하려고 반항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이유가 궁금했어요.
보통 그런 생각이 들면 자기를 채찍질하잖아요. '회사원인데 이런 생각하면 안 되지.'
저는 내 생각을 묻고 이야기하는 연습을 했어요. 그 일에 자신 없거나, 맞지 않는 것 같으면 정말 말씀드렸어요. "못하겠습니다."


Q. 회사에서 진짜 그게 가능해요?
2가지가 필요하더라고요.
10년간 욕먹을 용기, 그리고 일관됨. 무슨 뜻이냐면… (후략)
직장인 캐릭터 뗀 김대호의 생존기술이 궁금하다면?
https://www.folin.co/article/11578

배우 박정민의 허들 넘기 "일단 벌이고, 눈치 봐요"
박정민 배우·출판사 무제 대표. 사진 폴인, 박일규


Q. 배우와 출판사 대표. 가장 다른 건 뭔가요?
배우의 일은 연기잖아요. 연기에 집중하도록 그 외의 모든 걸 다른 분들이 도와줘요. 출판사 대표는 딱 반대예요. 작가들이 집필에 집중하도록,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자기 일에 집중하도록 그 외의 모든 걸 제가 해요. 서점에 발주 넣고, 은행 가서 업체에 입금하고….
덕분에 아침 6시쯤 사무실 나와서 밤 12시쯤 퇴근하고 그렇게 몇 달 보내고 있어요. 힘들어서 좀 빨리 들어갈까 하다가도 '내가 가면 누가 하나' 싶어서 다시 앉고. 결국 두 달 전에 첫 직원을 뽑았죠.
요즘 밖에 나가서 우연히 동료들 만나면 다들 그래요. 아니, 어떻게 배우가 출판사 할 생각을 했어? 그런데 저는 이게 이상한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다들 쉴 때 다른 것 많이 하지 않나…(웃음)

Q. 본업을 쉬면서 '새로운 경험을 채집하고 싶다'고 했어요. 책을 만들며 뭘 채집하고 있나요?
" '깊이' 보는 근육이요. " 이번에 펴낸『첫 여름, 완주』 원고를 족히 10번은 읽었는데요. 책을 꼼꼼하게 보니까 얻을 수 있는 감정과 디테일이 정말 많더라고요. 이야기와 문장 넘어 등장인물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요.
그리고 나니 보여요. 대본 깊이 본다고 봤는데, 여기까지 가본 적이 없구나. 배우가 가져야 하는 관점은 이거였던 것 아닐까?
같잖은 거시적 관점을 가지려 들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영화를 넓게 보려고 한들, 연출팀 막내보다 크게 볼 수 있을까요? 기껏해야 한 인물을 연기하는 사람일 뿐인데.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배우인 나는 깊게,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하는구나 깨달은 거죠. 물론 현장 자체는 두루 살펴야겠지만요.

Q. 남들이랑 다르게 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세상이랑 통하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해요.
늘 선 타는 인생을 살았어요. 남 눈치를 많이 보거든요. 타협을 많이 하죠. 가령 촬영장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연기하면 상대가 힘드니까 적당히 꺼내고 섞어요.

Q. 의외예요. 눈치 잘 안 보는 것 같은 선택을 해왔잖아요.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갑자기 이렇게 책도 만들고.
그게 문제예요. 벌여 놓고 눈치를 봐요, 항상. 눈치를 보면 안 해야 되는데(웃음). 꼭 못 참고 충동적으로 저지른 다음에 눈 굴리는 거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어떻게 해야 욕 안 먹을까? 그런데도 계속 하는 이유는… (후략)
"크리에이터? 나는 투자자" 배우 박정민이 책 만들며 배운 것
https://www.folin.co/article/11532

"누구보다 잘 팔고 싶다" 아나운서→8년차 대표 김소영의 깨달음
비플랜트 김소영 대표. 사진 폴인, 박일규


Q. 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8년이 됐습니다. 초기와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은요?
최근 회사에 새 직원들이 많이 입사하고 있는데요. 절반 넘는 지원자가 사장이 저인지 모르더라고요. 기뻤어요.
사업 초기에는 비즈니스보다 '김소영'이라는 사람을 더 크게 본 분들이 많았어요. 전직 아나운서 출신, 갑자기 돈 안되는 서점 사업에 뛰어든 사람…창업자 개인의 매력만으로 성장하는 회사라는 시선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업을 8년 하면서 깨달았어요.
" 아무리 인플루언서라도, 유명세만으로 매년 두 배씩 사업이 성장할 수 있나? " 처음에는 인지도 있는 사람이 파는 물건이니까, 한 번 쯤은 호기심에 물건을 살 수도 있죠. 하지만 그 경험이 별로였거나 '괜히 샀다' 후회했다면? 고객은 다시 찾아오지 않아요.


Q. 3~4년 주기로 계속 창업하고 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일부러 계획한 건 아니고요. 저한테 맞는 타이밍을 잘 찾아내는 편이에요.
저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땐 '내 안의 질문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화장품 사업을 예로 들면, 다른 품목 대비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맞나?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나? 시장 크기는 적합한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어요. 거기에 대한 답이 나왔고 '해야겠다' 결정할 수 있었죠.
서점 창업도 비슷해요. '사업 해야지, 무슨 아이템으로 할까?'가 아니라 이전부터 관심있던 전 세계 서점 여행을 다니며 1~2년 동안 많은 질문을 던졌어요. 그러다 결심이 섰고, 퇴사 후 서점 문 열기까지 석 달 밖에 안 걸렸죠.

Q. 숙성의 기간이 긴 편인 것 같습니다.
맞아요. 앞단에 머릿속에서 준비하는 시간이 좀 길어요. 수면 아래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해서 시작하면 그때부터 빠르게 움직이는 스타일이에요. 앞뒤 안 재고 뛰어드는 창업가들도 있습니다만 저는 정반대입니다. 돌다리를 엄청 두들겨가며 한 걸음씩 조심조심 내딛는 편이에요.

Q. 화장품 브랜드도 만들었는데요. 지금 K뷰티 시장은 포화상태 아닌가요?
시장 상황보다 제가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설명하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요. 서점과 온라인 쇼핑몰, 그리고 새로 시작한 사업들이 전부 달라 보이지만, 시작점은 늘 비슷했습니다. 사업 아이템을 정할 땐 항상 '나'를 중심에 놓고 거기서 출발했어요.
저는 시간 들여 쇼핑하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최저가 검색은 질색하고요. '믿을 수 있는 누군가가 꼼꼼하게 알아보고 좋은 상품을 제안해 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돈을 내고서라도 쓸 텐데'라는 마음이 컸어요. 비슷한 사람들이 분명 있을테고, 그 사람들을 만족시킬 큐레이션 커머스가 필요하다 싶었죠. 그렇게 이커머스 플랫폼을 론칭했고요.
화장품도 똑같아요. 제가 30대 중반을 넘어 40대를 향해 가고 있거든요. 그동안 1~2만 원 대 화장품을 써왔는데, 언제부턴가 나이를 생각해서 비싼 화장품을 써야 하나 고민 되더라고요. 명품 브랜드, 백화점 브랜드를 알아보다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화장품에 몇십 만원씩 돈을 써도 되나? 비싼 크림을 바르면 안 늙는건가? 고민을 계속하다 '내가 필요한 걸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고, 그게 새로운 사업으로 이어졌어요.

Q. 급격한 J커브 성장은 아닌데요. 사업하면서 욕심을 크게 낼 법도 한데 그렇게 안 하는 이유는요?
돈 많이 벌면 좋죠(웃음). 다만 그렇다고 '내년에 떼부자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은 안 해요.
저는 사업을 평생 하고 싶은 사람이거든요.
당장 돈 많이 버는데 이 일을 오래 못한다? 오히려 불행할 것 같아요. (후략)
8년간 사업하며 큰 위기는 한 번도 없었다는 연쇄 창업가, 김소영의 비결은?
https://www.folin.co/article/11527

더 많은 콘텐트가 보고 싶다면? 민희진 "내 일과 의리를 지키세요"
https://www.folin.co/article/9839

이승건 대표 "지금의 토스를 만든 결정 3단계"
https://www.folin.co/article/10446

전 KT 부사장 신수정의 트레이닝① 퇴사가 어려워진 40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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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 작가 "직장 다니며 업계의 네임드가 될 수 있을까?"
https://www.folin.co/article/924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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