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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뉴스 › [단독] 취임 첫날 李와 통화하는 사이…핫해진 '사시 18기 동기방'

랭크뉴스 | 2025.06.28 05:14:09 |
사법연수원 졸업식에서 모친과 함께한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시대가 열리며 함께 불타오르는 카카오톡 채팅방이 있다.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가 모인 ‘18기 단체 채팅방’이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241명이 참여하고 있다. 법조 경력 38년차인 연수원 18기 수료생이 모두 293명이었던 걸 고려하면 18기 동기 대부분이 참여하는 온라인 사교 모임인 셈이다.

재밌는 건 이 방에 막상 이 대통령은 없다는 점이다. 이렇게 ‘이재명 없는 이재명 동기방’은 대선 당일인 지난 3일까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 관련 언급도 별 달리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음날 이 대통령이 취임하자 풍경은 확 바뀌었다. 대형 로펌 소속 A 변호사(검찰 출신)가 이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는 첫 메시지를 띄운 걸 시작으로 이 대통령 동기들은 일제히 축하 메시지를 쏟아냈다. 익명을 원한 단톡방 참여자는 “그동안 이 방에서 이 대통령 관련 얘기는 거의 나오질 않았다. 다들 민감해한 것”이라며 “그러나 취임 직후 거의 100개에 달하는 메시지가 우수수 뒤따랐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18기 연수원 동기인 정성호 의원(왼쪽). 연합뉴스

이 대통령 장남 동호씨의 결혼식(14일) 일주일 전인 지난 7일에도 이 방은 한 차례 더 시끌벅적해졌다. 이 대통령과 동갑내기 친구 사이이자 유대감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차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화우)가 이 방에 동호씨의 청첩장을 공유한 게 발단이었다. 차 변호사는 2020년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을 당시 변호인단이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이 대통령의 ‘연수원 식사 메이트’로 알려진 위철환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기다렸다는 듯 축하 이모티콘을 여러 개 쏘았다. 위 전 회장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변호사와 법학 교수 566명이 참여한 ‘이재명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축하합니다”라는 정성호 의원의 메시지도 곧장 뒤따랐다. 두 사람의 답장이 기폭제가 돼 또다시 이방에선 축하 세례가 한바탕 이어졌다고 한다.

사진은 사법고시 합격 뒤 1987년 연수원 동기와 함께 사진촬영 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연수원 18기는 이 대통령에게 각별한 인연으로 통한다. 18기 출신 한 변호사는 “소년공 출신인 이 대통령이 처음 입성한 제도권이 사법연수원”이라며 “대학을 졸업한 23세의 이른 나이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대통령을 형들이 잘 챙겨주곤 했다”고 말했다. 그 끈끈함은 이 대통령의 취임 당일인 지난 4일 통화 목록에서도 엿보였다. 인천 계양 자택→현충원→국회→합참 지휘 통제실→대통령실→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 회의 등 온종일 발걸음이 분주했던 와중에도 이 대통령은 손윗사람인 18기 동기 B 변호사와 전화 통화를 나누며 잠깐 숨을 돌렸다고 한다.

정치권과 법조계가 18기를 주목하는 것은 이들이 이재명 정부에서 고위 공직은 물론 공공기관장 후보군 등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명 닷새 만인 지난 13일 차명 재산 의혹으로 낙마한 오광수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도 연수원 18기 출신이다. 이 대통령은 차기 민정수석 또는 법무부 장관 후보로 또 다른 18기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사정을 잘 아는 여권 핵심 인사는 “두 사람의 신뢰는 두텁지만 여권 내 특정 대형로펌 비토 분위기가 걸림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비서관. 뉴스1

18기 중에서도 이 대통령과 같은 반인 6반(총 50명) 인연도 조명되고 있다. 그 중 검사장 출신 변찬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특히 인연이 깊은 사이로 꼽힌다. 이 대통령과 같은 경북 안동 출신인 데다가 같은 반, 같은 조에서 활동했다. 위철환 전 회장도 고달팠던 삶의 궤적이 이 대통령과 유사해 긴밀한 교감을 형성한 사이다. 이 세 사람은 ‘밥 친구’로 자주 어울렸다고 한다.

18기는 이 대통령의 형사 사건 변호에도 앞장섰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 김종근 변호사는 2018년 선거법 사건의 핵심 변호인으로 무죄 선고를 끌어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성남FC 사건 등도 맡고 있다. 수원지검장 출신 강찬우 법무법인 평산 대표 변호사, 차지훈 변호사도 2018년 선거법 사건의 주요 변호인이다. 조원철 변호사는 대장동 사건의 변론을 맡고 있다. 이찬진 변호사도 이 대통령의 대선 당선으로 재판이 중단된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고 있다.

박경민 기자

연수원 생활 동안 이 대통령이 의지했던 운동권 써클 ‘기(期) 모임’ 또한 주목받고 있다. 노동법학회와 참여자가 대부분 겹치는 기 모임에는 검찰총장을 지낸 문무일 법무법인 세종 대표 변호사,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정성호·박희승 의원, 문병호·최원식 전 의원 등이 속해 있다. 이 모임의 이찬진·유승남·차지훈 변호사는 성남시 고문 변호사를 지냈고, 이찬진 변호사는 현재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도 맡고 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의 오빠인 진봉헌 법무법인 제일 변호사도 기 모임을 통해 이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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