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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탈출한 곰들. AFP 연합뉴스

[서울경제]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몸무게 180kg인 거대한 불곰 두 마리가 우리 밖으로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전날 오후 영국 엑서터 인근의 동물원 ‘와일드우드 데번’에서 유라시아 불곰 ‘미슈’와 ‘루시’가 탈출했다.

이날 오후 3시경 곰 두 마리가 울타리를 뚫고 직원 전용 구역으로 들어온 게 발견되면서 소동은 시작됐다. 동물원은 즉각 ‘코드 레드(code red)’ 경보를 발령하고 관람객 16명을 헛간으로 대피시킨 뒤 출입을 통제했다. 이들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돼 있었다.

이후 총기 훈련을 받은 동물원 긴급대응팀이 투입됐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도 지원에 나섰지만, 상황은 의외의 방향으로 전개됐다.

곰들은 이곳저곳을 냄새 맡으며 둘러보다가 인근 꿀 창고를 발견했고, 창고로 직행해 일주일 치 꿀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동물원을 운영하는 보호단체 와일드우드 트러스트 운영 책임자 마크 하벤은 “두 곰 모두 행복해했다”며 “곰들이 잔치를 벌이고 밧줄을 잡아당기며 뛰어놀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미슈는 꿀을 먹고 졸음이 쏟아지자 먼저 우리로 복귀했고, 루시는 직원들이 종소리와 좋아하는 간식에 이끌려 뒤따라 들어갔다.

곰들은 배부르고 행복한 상태로 55분간의 탈출을 끝냈으며, 인명 피해나 시설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동물원 관계자는 “곰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꿀이나 땅콩버터, 잼 등 좋아하는 먹이를 찾는다”라며 “후각이 뛰어나서 숨겨놓아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탈출한 미슈와 루시는 남매 사이로, 2019년 알바니아에서 눈사태로 고립돼 있던 새끼 곰 시절 구조된 뒤 이 동물원에서 보호받아왔다.

동물원은 다음날 아침부터 정상 운영을 재개했으며, 현재 동물원 측은 곰들이 어떻게 울타리를 뚫고 나왔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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