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구명조끼도 없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상병 순직 사건 당시의 정황이 담긴 CCTV가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영상엔 얼마나 위험하고 무리한 수색에 해병대원들이 동원됐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순직 2주기가 다 되어가도록 풀리지 않은 의혹, 특검팀은 조만간 수사를 개시합니다.
손하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붉은 윗옷을 입은 해병대원 여러 명이 하천 한가운데서 수색을 하고 있습니다.
짙은 흙탕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 있습니다.
구명조끼나 안전로프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수색을 하던 해병대원들이 갑자기 중심을 잃은 듯하나 둘 쓰러집니다.
거센 물살에 떠내려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주변에 있던 해병대원들이 급히 뒤쫓아가지만, 동료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CCTV에 찍힌 시각은 2023년 7월 19일 오전 9시 1분쯤,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던 채상병이 급류에 휩쓸린 바로 그때였습니다.
[포7대대장-병기소대장 통화(2023년 7월 19일)]
"보여? 얼굴 보여? <얼굴이 안 보입니다.> 아이. 아야. 알았어…"
불과 넉 달 전 해병대에 입대했던 채상병은 6km가량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고 전날 부대 책임자인 임성근 당시 사단장은 현장을 찾아 지휘관들을 질책했습니다.
그리고 해병대가 부각되게 붉은 티셔츠를 입고 바둑판식 수색정찰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계속된 폭우로 수중수색이 위험하다는 건의는 묵살됐습니다.
[이 모 씨/채 상병 부대 해병대원(전역, 2024년 4월)]
"바둑판식 배열로 1m 이상 떨어져서 하라고 지시를 받았습니다. 너무 몰려 있으면 뭐라고 하니까, 채 상병이 원래는 얕은 수심에 있다가 좀 깊은 쪽으로…"
하지만 경찰은 임성근 전 사단장에게 혐의가 없다고 결론 냈고, 임 전 사단장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지난 2월 전역했습니다.
스무살 해병대원의 순직 2주기를 앞두고, 특검팀은 CCTV를 포함한 수사 기록을 넘겨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입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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