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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2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실 대책 아니다”던 대변인의 브리핑은 한 시간 반 만에 “긴밀히 소통 중”이라는 언론 공지로 바뀌었다. 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시장에 혼란을 더한 하루였다.

금융위원회가 부동산 대출 규제 대책을 발표한 27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대책은) 대통령실 대책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이 나왔는데, 정작 대통령실은 자신들의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출 규제 대책은 당장 28일부터 시작되는데, 대통령실 입장은 없다고도 했다. 강 대변인은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 지금 저희는 아무런 입장이나 혹은 정책을 내놓은 바 없다”며 “혼선을 빚을까 봐 지금은 다양한 대책이라든가 의견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에서 해당 대책을 보고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강 대변인은 “(국무회의에서) 보고가 특별히 없었다. 오전 회의에서도 특별히 그 부분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저희가 (금융위로부터) 특별히 입장을 받거나 혹은 저희가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이런 부분이 아니다”고 했다. 금융위가 대통령실을 ‘패싱’하고 대책을 발표했다고 들릴 수 있는 발언이었다. 금융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병환 위원장이 아직 맡고 있다.

강 대변인은 “(금융위가) 일련의 흐름을 보고 만든 대책이라고 본다”며 “어떤 식의 효과를 가지고 올지 좀 지켜보고 대응이 필요하다면 대통령실의 반응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부 발표 대책에 대해 “대통령실 대책이 아니다”라고 하는 희한한 풍경이 벌어지자 즉각 논란이 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대책이 아니다? 그럼 아직도 윤석열 정부냐”라며 “황당하다”고 썼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실과 윤석열 금융위가 따로 있냐”며 “언제까지 관전자 모드로 국정을 구경하고 품평만 할 생각이냐”고 지적했다.

송언석 의원도 기자와 만나 “민생에 영향이 큰 가계 대출 정책을 대통령실이 보고 안 받는 게 말이 되냐”며 “대책을 발표하고 막상 역풍이 크니까 몰랐다고 발을 빼는, 전형적인 아마추어 정부”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금융위의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해 알려드린다. 대통령실은 부처의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입장을 냈다. 대책을 보고받지 않았다고 했다가 긴밀히 소통했다고 정정한 것이다. 강 대변인 브리핑 한 시간 반 정도 지난 뒤였다.

차준홍 기자
이런 해프닝은 왜 발생했을까.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워낙 민감하다 보니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대통령실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기조가 있었다”며 “대통령실이 나서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 줄 수 있어 말을 아끼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에 조심히 접근하겠다는 대통령실의 기조가 “대통령실 대책이 아니다”라는 발언으로까지 너무 나갔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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