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7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고강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에 대해 “대통령실 대책이 아니다”라고 했다. 주담대 6억원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한 해당 조치는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2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금융위의 대출 규제 계획 및 신도시 추진 계획 관련 대통령실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실은 부동산 대책에 대해 혼선을 빚을까 봐 아무런 입장이나 정책도 내놓은 바 없다”면서 “지금은 기재부 등의 다양한 대책이나 의견을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국무회의 등 공식 회의에서 대통령에게) 특별히 보고가 있지 않았다. 오전 회의에서도 특별히 없었다”면서 “일련의 흐름을 보고 만들어진 일종의 대책성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이어 “그에 대한 것은 특별히 입장을 갖거나 방향성을 제시하는 부분이 아니다”라면서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지켜보고, 대응이 필요하다면 대통령실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체적 흐름에 대한 것은 기획재정부가 했고, 금융위가 (규제 대책을 발표한 게) 맞다”라고 했다.
금융위는 이날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담대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생애최초 주담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80%에서 70%로 낮추고, 다주택자 및 비(非)실거주 목적 대출은 전면 금지했다. 또 전입 의무를 신설하고, 조건부 전세대출은 원천 차단했다.
일각에선 초대형 금융 규제를 담은 부동산 대책을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발표한 것이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통령실은 “금융위의 가계 부채 대책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부처의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시장과 싸우지 않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여러 차례 낸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또 부동산 외 대체 투자처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0.7%p(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는데, 당에선 전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봤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신분이었던 지난달 8일에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 ‘경제 톡톡’에 출연해 “집을 투자·투기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그걸 억지로 막으려다 부작용이 많이 생겼다”라고 했다. 특히 ‘집은 주거용’이라는 기존 소신을 언급한 뒤 ”이념적으론 맞고, 나도 그 생각에 기반한 주장을 많이 해왔는데, 그건 불가능하다. 당위일 뿐 현실은 안 그렇다”고 했다.
조선비즈
이슬기 기자 [email protected]